롯데 펠릭스 듀브론트(왼쪽)와 삼성 팀 아델만. 이석우 기자

이석우 기자

2018시즌 마운드에 선 외국인 투수들의 성적을 경주로 비유하자면 선두권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확연하게 갈렸다.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개인 타이틀 경쟁에 뛰어든 선수가 있는 반면 ‘애물단지’가 된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자, 하위권에 처져있던 선수들도 힘을 내고 있다. 시즌 초반보다 나아진 피칭을 선보이며 팀에게도 힘이 되고 있다.

롯데 펠릭스 듀브론트가 대표적이다. 아직 시즌 평균자책점은 5.62로 높지만, 최근 3경기에서 5이닝 2실점-7이닝 무실점-6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시즌 초 기대한 에이스의 위용까지 보여준 건 아니지만, 초반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해내지 못하던 모습 때보다 일취월장했다. 5월 들어 첫 승을 따내더니 이내 2연승을 달렸다. 고무적인 것은 불안하던 듀브론트가 안정을 되찾으며 롯데도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빅리그 출신 좌완투수지만 스타일이 상반된 제이슨 휠러(한화)도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안정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휠러는 지난 9일 고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시즌 첫 등판에서 첫 승을 거둔 뒤 45일 만에 챙긴 승리다. 휠러 역시 첫 승 이후 한달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지난달 26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어 지난 2일 대전 LG전에서 7이닝 3실점 호투로 팀 승리에 일조하더니 다음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5점대였던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4점대(4.91)로 끌어내렸다. 휠러는 “점점 한국 타자들에게 익숙해지며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올 시즌 막강한 불펜진에 휠러의 호투가 더해지며 한화 역시 3위를 달리고 있다.

같은 날 삼성의 팀 아델만도 수원에서 KT를 상대로 6이닝 3실점으로 잘 던져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팀이 8회말 4-4 동점을 허용해 승리는 날아갔지만, 이전 경기 7이닝 4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투수로 제 몫을 했다. 눈에 띄는 극적인 반전은 아니지만, 한 경기 잘 던지면 다음 경기 부진한 ‘퐁당퐁당’ 징크스를 떨쳐냈다는 점은 의미 있었다. 삼성이 최하위로 처져있지만 5위 KIA와의 승차가 3경기에 불과하다. 아델만이 삼성의 ‘외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주면 삼성도 중위권 싸움에 승부를 걸 수 있다.

넥센의 에스밀 로저스도 3월 말~4월 초까지의 부진한 모습을 떨쳐냈다. 지난달 17일부터 네차례 등판에서 모두 7이닝 이상을 던져 2자책점 이하로 막았다. 지난달 22일 한화를 상대로 완투승을 거뒀다. 넥센이 SK에 9회초 역전패를 당한 지난달 28일 고척경기에서도 로저스만큼은 7이닝 3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어느덧 개인 타이틀 경쟁에도 이름을 올렸다. 승수(3승)가 다소 적을뿐, 10일 경기 전 기준 평균자책점 5위(2.98), 탈삼진 4위(50개)에 랭크됐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