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장민재. 대전 | 윤승민 기자

2019 KBO리그 첫 완투승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민재(29·한화)였다. 다른 팀 에이스급 선수들보다 장민재가 먼저 완투승을 기록한 것은, 물론 그의 선발등판 경기였던 지난 7일 사직 롯데전이 많은 비 탓에 6회 콜드 게임으로 마무리된 덕이 가장 크다. 장민재는 이 경기 6이닝 5안타 8삼진 1실점으로 경기를 끝냈고, 6회가 끝난 뒤 우천 중단됐던 경기가 끝내 종료되면서 완투승을 품에 안았다.

장민재는 두번의 선발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바로 직전 등판 때는 3회에만 16득점을 몰아낸 타선 덕을 제대로 봤고, 그 전 경기였던 2일 대전 LG전에서도 경기 초반부터 6점을 지원받은 끝에 승리를 챙겼다. 행운이 따랐던 셈이다.

그렇다고 장민재가 거둔 선발 2승의 가치를 낮게 잡을 필요는 없다. 2일에는 5이닝만에 물러나긴 했지만 자책점은 단 한 점밖에 없었다. 선발 소화능력이 다른 풀타임 선발들보다 많지 않은 장민재가 휴식일 없이 4일 쉬고 등판하는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는 걸 감안하면 나쁜 결과는 아니었다. 롯데전에서는 투구 이닝은 늘리고(6이닝) 사사구는 단 한개도 내주지 않으며 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삼진은 8개나 잡아냈다. 팀의 공격이 길어진 뒤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투구 리듬이 깨지지 않았다.

비록 장민재는 한화의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지 못했지만, 한용덕 감독도 장민재의 ‘안정감’만큼은 시즌 개막 전부터 눈여겨봤다. 김재영, 김민우, 김성훈, 박주홍 등 선발 후보군들 사이에서 장민재는 가장 오랜 경험을 자랑한다. 풀타임 선발로 시즌을 치른 적은 거의 없지만 팀이 필요할 때 자리를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섰고, 팔꿈치 부상도 이겨냈다. 지난해 생애 처음 오른 포스트시즌 마운드에서도 선발로 나와 4.1이닝을 2점으로 막은 것도 그만의 다양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갖추지 못했지만 다양한 움직임의 속구와 완급조절로 이를 커버한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던질 수 있는 장민재는 올 시즌 초반 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 구사를 늘려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10%에도 못미쳤던 포크볼 구사율을 첫 선발등판이던 LG전에는 25% 가까이 끌어올렸다. 반면 롯데전에는 포크볼 구사율을 15% 정도로 줄이는 대신 다양한 형태의 속구 구사율을 45%(LG전)에서 65%까지 올리며 변화를 줬고 이것이 통했다.

풀타임 선발 시즌을 처음 치르는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관건은 그 안정감을 시즌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느냐다. 장민재는 그 안정감이 경기를 치르는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첫 등판을 마친 뒤 장민재는 “경기를 치르다보면 가끔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제구가 흔들리곤 한다”며 “오늘 경기 중간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잠시 흔들렸다. 공부가 된 피칭이었다”고 했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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