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과 선수들이 지난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과의 경기에서 패하며 9연패에 빠지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고척 | 이석우 기자

지난 28일 열린 KBO리그 5경기 결과는 상징적이었다. 리그 1~5위를 달리는 SK, 두산, LG, NC, 키움이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1·2위인 SK와 두산은 각각 KT와 롯데를 상대로 시리즈 스윕에 성공했고, LG와 NC도 지난 26일 경기가 나란히 우천취소된 가운데서도 남은 2경기를 모두 잡았다. 키움은 KIA의 연패 탈출 상대가 됐으나 6연속 위닝시리즈(2승1패)에 성공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자연스레 하위권에 형성된 팀들은 KIA(1승2패)를 빼고 주말 연전에서 전패했다. 개막 한 달이 지나도록 순위 판도를 쉽게 가늠할 수 없었던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의 판세가 ‘5강 5약’으로 나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게 됐다. 1위 SK와 5위 키움과의 승차가 3게임차, 6위 한화와 10위 KIA의 승차도 3게임차인데, 5·6위간 승차가 상·하위권을 가르는 강폭마냥 4.5게임차에 이른다.

4월과 5월의 경계를 지나는 주중 3연전은 이 구도가 더 고착화될지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 8위 삼성과 최하위 KIA가 맞붙는 광주 3연전을 빼면, 상대팀간의 순위 차가 꽤 난다. 2위 두산은 6위 한화와 대전에서 맞붙고, 공동 3위인 LG와 NC 역시 9위 KT와 7위 롯데를 각각 상대한다. SK와 키움은 상위권 팀간 맞대결이지만 키움이 보다 안정적으로 순위표 상단에 설 수 있느냐가 문학 3연전에서 결정될 수 있다.

부산·경남 라이벌인 NC와 롯데의 대결이 관심을 끈다. 양 팀 모두 이번 3연전에서 외인 원투펀치를 모두 기용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NC는 한화와의 주말 2경기에서 모두 두자릿수 득점을 내는 등 타격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외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지난 23~28일 5할이 넘는 주간 타율(0.533·15타수 8안타)을 기록했고 나성범도 주간타율 0.471(17타수 8안타)로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했음을 알렸다. NC의 주간 팀 타율은 0.360에 달했다. 반면 주간 4연패를 당한 롯데는 주간 팀 평균자책점(6.88)과 타율(0.229) 모두 하위권으로 처졌다. 지난 12~14일 창원에서 치른 NC와의 시즌 첫 3연전 맞대결에서 전패를 당해 자존심 회복도 필요하다.

지난해 나란히 상위권에 자리했던 두산과 한화와의 대결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주간 팀 타율은 4위(0.294)에 머물지만 팀 홈런은 NC와 공동 1위(7개)였다. 호세 페르난데스와 김재환, 오재일이 6개를 합작했다. 부침을 겪었던 상위·중심타자들의 타격감이 일제히 올라오면서 파괴력이 더해졌다. 반면 한화는 주말 NC에 연이틀 대패해 주간 평균자책이 9.67까지 치솟는 동안 팀 타율이 9위(0.214)에 그쳤다. 외인 투수 채드벨이 3연전 중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막 2연전 때 두산을 상대로 선보였던 8이닝 무실점 위력투를 얼마나 재현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박병호가 최근 2경기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꾸준히 활발한 타력을 자랑하는 키움이 주말 3연전 타선의 빈공에도 짠물투로 승리를 낚았던 SK 마운드를 어떻게 공략해 연속 위닝시리즈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지켜볼만하다. SK 마운드에 꽁꽁 묶였던 KT는 시즌 팀 평균자책 1위 LG를 잠실에서 상대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았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