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LG 감독이 지난달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 전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문학 | 이석우 기자

“리그 개막 시기를 조금 늦춰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4월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쌀쌀한 날씨 속에 경기를 치르는 류중일 LG 감독은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전에 앞서 추운 날씨에 시즌을 치르는 어려움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경기가 열린 대전의 경우, 지난주 주중 3연전이 한창이던 지난달 27일엔 최고기온이 21도까지 올랐으나 주말이던 30·31일엔 최고기온이 10도에 머물렀다.

올 시즌은 3월23일,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빠른 날짜에 개막했다. 시즌 종료 후 11월 이어지는 프리미어12 일정에 맞춰 리그를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팀별 시즌 준비 기간도 짧아졌다. 현장에서도 개막 첫 주에 “원래 지금은 아직 시범경기를 치를 때인데…”라며 푸념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여기에 기후 변화가 심해지고 이상 기후 현상도 자주 나타나면서 선수들은 예년보다 추운 날씨에 개막을 맞게 됐다. 더그아웃에서 밤경기 동안 덜덜 떠는 것 또한 고역인데, 부상 위험이 높아지니 문제다.

한화는 개막 이전에만 외야수 최진행, 내야수 강경학, 투수 윤규진이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빠진 데다 개막 이후에 하주석이 왼무릎 십자인대 파열, 이성열이 오른팔꿈치 근육 미세손상으로 차례로 1군 엔트리에 빠졌다. LG의 거포 토미 조셉도 가래톳 부상으로 2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고, 선수 보호 차원에서 끝내 이날 경기 출전하지 않았다. 같은 날 키움 박병호도 SK 한동민도 훈련 도중 느낀 통증 탓에 나란히 선발출장하지 못했다. 추운 날씨와 맞물려 각 팀마다 시즌 초부터 주요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이날 경기를 치른 두 감독은 빠른 개막에 대한 볼멘소리를 내놨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국제대회 때문에 시즌을 빨리 치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한다”면서도 “경기수도 너무 많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계속될텐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류 감독은 “이제 11월도 예년보다는 춥지 않은 것 같다. 시즌 개막을 조금 뒤로 미뤄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어차피 겨울에 열리는 국제대회는 한국의 고척스카이돔이나 일본의 여러 돔구장에서 열리지 않나. 그러면 이런 대회는 11월이 아니라 12월에 열어도 가능하지 않겠냐”라고도 했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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