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민우(왼쪽)와 장민재. 한화이글스 제공
겨우내 구상했던 토종 선발 로테이션이 일찍이 어그러졌지만 한화는 대체자원인 김민우(24)와 장민재(29)에게서 희망을 봤다. 한화는 이들이 지난해 선발로 쌓은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장민재는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LG전에 시즌 첫 선발등판해 5이닝 4안타 6삼진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LG의 팀 타율은 높지 않았지만 김현수, 박용택, 유강남 등이 지난달 31일 잠실 롯데전에서 활약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상승가도에 올라 있었다. 장민재는 1회 2점을 내주고 1사 1·3루 위기도 맞았지만 이날 주무기로 쓴 포크볼로 병살타를 유도하며 급한 불을 껐다. 이후 안정을 되찾아 실점하지 않으며 한화의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바로 전 경기인 지난달 31일 대전 NC전에서는 김민우가 올 시즌 한화 토종 선발투수 중 처음으로 5이닝을 소화했다. 1회 연속해 맞은 홈런 2방으로 3실점하며 출발했지만 역시 이후 5회까지 실점은 없었다. 3회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 홈으로 달리는 주자를 잡았고 이어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끝냈다. 비록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5이닝 3안타 3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한화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토종 선발투수 3명의 자리를 놓고 고심했고 사이드암 김재영, 우완 김성훈, 좌완 박주홍을 낙점했다. 그러나 김재영이 시즌 첫 등판인 지난달 26일 광주 KIA전에서 2.2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뒤 대퇴부 부상을 당해 1군에서 빠졌고, 다음날 등판한 김성훈도 3.1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둘을 대체한 김민우와 장민재가 나란히 5이닝씩을 책임져주면서 한화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
한화는 두 선수들이 지난 시즌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길 바라고 있다. 김민우는 지난해 23번의 등판 중 20번 선발로 나서며 풀타임 선발로는 첫 시즌을 보냈다. 장민재는 지난해 뛴 34경기 중 선발등판은 3번뿐이었지만 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이 한창일 때 SK와 두산을 상대로 3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버티는 등 자신만의 투구로 팀을 도왔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2일 경기 전 두 투수에 대해 “스스로 타자를 상대로 자기 공을 던지며 카운트 싸움을 할 수 있게됐다”며 “당분간은 이들에게 선발을 맡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우에 대해서는 “지난해 선발로서 경험을 쌓으면서 올해는 보다 나은 모습을 보인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장민재를 놓고서는 “선발 후보군 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민재도 이날 경기 후 “잘 치는 타자에게 무조건 정면승부를 걸기보다는, 볼넷을 내주더라도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등 이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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