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출퇴근만큼은 편하게 하면 안될까요.”
LG 류중일 감독은 3일 두산과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잠실 경기를 앞두고 대뜸 ‘치킨 박스 투척 사건’ 이야기를 꺼내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31일, 롯데가 홈에서 개막 7연패를 당하자 롯데 홈팬이 사직야구장을 빠져나가던 롯데 이대호의 등을 향해 치킨 상자를 던졌다. 이후 팬과 선수간의 충돌은 없었고 롯데도 다음날 연패를 끊으며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당시 상황이 영상으로 남아 주말 내내 회자됐다.
류 감독은 그러면서 “최대한 출·퇴근 시간만큼은 선수들과 팬들 사이를 분리하는 게 어떻겠냐고 구단에 의견을 건넸다”며 “서울시에도 협조를 요청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잘 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출·퇴근 통로에 팬들의 접근을 막는 것은 최근 신축한 구장에선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지하 주차장에 구단 버스가 서면 선수들은 주차장과 연결된 입구를 거쳐 구장에 출입한다. 개인 차량으로 구장에 도착한 선수들도 지하주차장 통로를 통해 구장에 들어간다. 류 감독은 “대구 삼성라이온스파크는 그게 잘 돼 있지만, 사직·대전 등 오래된 구장은 잘 안 돼 있다”며 “문학구장도 지하 주차장을 통해 선수가 출입하도록 설계돼있는데, 구단 버스들이 점점 커지면서 그렇게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잠실야구장에도 선수들을 위한 별도의 주차시설과 통로를 만들어야 하고, 구단이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통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류 감독의 생각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팬들과 선수가 가까워지는 것은 좋다”며 “하지만 선수들이 경기에 진 뒤 밥도 제대로 못먹게 되는 것 같은데, 출·퇴근 때만이라도 편히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 감독 본인도 경기에 지면 밖에서 밥먹는 게 망설여진다고도 했다. 자신이 선수시절에 겪었던 고충도 말했다. 류 감독은 “삼성 선수로 뛸 때 광주 원정을 가면 팬들이 던지는 라면 국물도 맞고 그랬다”고 했다.
그렇다고 선수와 팬의 스킨십을 줄이자는 건 아니다. 출·퇴근길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선수들이 살갑게 다가가가나 팬서비스 하는데 서툴렀고, 팬들은 언제나 이를 아쉬워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예전엔 경기장에 병을 던지는 관중도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관전 문화가 많이 성숙해졌다”며 “공식 팬사인회를 비롯해 선수들이 팬들과 접촉하는 시간을 조금 더 늘리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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