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SK는 명실상부한 ‘홈런 군단’이었다. 팀 홈런 2위 두산(178개)를 한참 앞지른 234개의 홈런으로 한 시즌 팀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홈런 군단’이라는 찬사에는 그늘도 함께 따랐다. 지난해 SK의 팀 타점은 733개로 5위, 팀 득점 역시 761개로 5위에 그쳤다. 홈런만큼은 최고였지만, 다른 득점 루트는 신통치 않았다.
올 시즌 SK는 여전히 ‘홈런 군단’이다. 29일 현재 팀 홈런은 57개로 1위. 이 부문 수위를 다투던 KT와의 격차가 8개까지 벌어졌다. 이제는 홈런만 1위가 아니다. 팀 타점이 179점, 득점 역시 188점으로 선두다. 특히 팀 타점은 2위 KT보다 SK가 한 경기를 덜 치렀는데도 9점이나 많다.
중심 타선의 화력은 올해도 여전하다. 지난 시즌 46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최정은 올해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대체 용병이었던 제이미 로맥은 올해 시즌 초부터 홈런왕 경쟁에 가세했다. 장타력에 비해 정교함이 아쉬웠지만 올해는 고타율(0.380)로 이 부문 3위에 올라있다. 김동엽까지 일찌감치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시즌 초반 홈런왕 경쟁은 SK 집안 싸움이 됐다.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약했던 상·하위 타선도 나아졌다. 상위 타선에서는 노수광이 타율 3할2푼3리, 출루율 4할을 기록하며 공격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타율이 2할 중반(0.242)에 그쳤던 안방마님 이재원도 하위 타선에서 3할대 타율(0.326)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집중력도 좋아졌다. SK가 지난해 팀 홈런 1위인데도 득점이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는 최하위였던 득점권 타율(0.273)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SK의 득점권 타율은 3할6리로 10개팀 중 유일하게 3할을 기록 중이다. 또 3점 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 타율도 3할1리로 LG(0.305)에 이어 2위다. 높은 집중력은 연장 10회말 2점 차를 뒤집으며 끝내기 승리를 거둔 지난 25일 문학 두산전과 9회초 2사 이후에 3점을 내 6-4 역전승을 거둔 28일 고척 넥센전에서 결과로 증명됐다. 29일 넥센전에서는 5-8로 패하긴 했지만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만루 상황을 만드는 등 추격의 고삐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지난 시즌 3할4푼1리로 전체 8위에 그친 팀 출루율도 올 시즌 3할6푼9리로 1위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우리의 장점인 파워를 살리는 동시에 더 많은 출루, 빠른 주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선수들이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까지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든 덕에 경기 막판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다소 불안한 불펜만 안정세를 찾는다면 SK는 선두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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