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과 혼돈. 개막 한달을 맞은 2018 메이저리그의 양대리그 순위 다툼 양상은 이렇게 갈린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지난해 가을야구를 경험한 팀이 올 시즌에도 각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내셔널리그에서는 예상밖의 구도로 순위싸움이 진행중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20승 선착팀이 나왔다. 보스턴이 30일 홈구장 펜웨이파크에서 탬파베이를 상대로 4-3 역전승하며 시즌 20번째 승리(7패)를 챙겼다. 외야수 무키 베츠가 이끄는 타선이 아메리칸리그 팀 타율 2위(0.270), 팀 득점 2위(149점)에 올라있다. 주로 1번 타순에서 뛰는 베츠가 리그 타격 2위(0.344)에 홈런 6위(8개),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2위(1.173)로 활약이 눈부시다. 월드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휴스턴도 19승10패로 서부지구 선두다. 겨우내 구성된 저스틴 벌랜더-게릿 콜 원투펀치가 맹활약 중이다. 벌랜더는 4승에 평균자책이 1.36(리그 2위), 콜은 2승1패 평균자책 1.73(3위)이다. 여기에 찰리 모튼도 1점대 평균자책(1.86·5위)으로 기대 이상 활약중이다.
지난해 와일드카드를 얻었던 뉴욕 양키스도 화끈한 타력을 과시하며 9연승으로 보스턴을 2경기차로 쫓고 있다. 야심차게 영입한 지난해 내셔널리그 홈런왕 지안카를로 스탠턴의 홈런 개수는 아직 5개로 리그 24위 수준인데, 예상치 않았던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맹활약 중이다. 그레고리우스는 30일 현재 아메리칸리그에서 홈런을 10개 친 타자 3명 중 하나다. 클리블랜드의 성적은 예상보다 다소 부진하긴 하지만(14승12패·승률 0.538), 중부지구 다른 팀들도 부진한 덕에 3게임차 지구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이 네 팀은 모두 지난해에도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팀이다. 각 지구 1위팀을 제외한 팀들 중 승률이 높은 2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는 현재 승률대로라면 양키스(18승9패·승률 0.667)와 시애틀(16승11패·승률 0.593)에 주어진다. 5개의 자리 중 한 자리(미네소타)만 바뀌었을 뿐이다.
내셔널리그는 구도가 거의 뒤바뀌었다. 서부지구의 애리조나가 내셔널리그에서는 111년만에 개막 후 9연속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 기록을 세우며 19승8패로 순항중이다. 두 명의 선발 패트릭 코빈-잭 고들리가 4승씩 거둬 리그 다승 공동 2위에 올라있다. 2015년 탬파베이 시절 이후 3년만에 마무리가 된 브래드 박스버거를 비롯한 불펜이 강하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1.70에 불과하다.
나머지 자리는 거의 바뀌었다. 동부지구에서는 한국에서 뛰었던 미키 캘러웨이를 새 감독에 앉힌 뉴욕 메츠가, 중부지구에서는 오프 시즌 주축 선수들을 팔아치워 팬들의 원성을 산 피츠버그가 예상밖 선두를 질주 중이다. 메츠는 리그에서 장타가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높은 출루율(0.331·리그 3위)를 바탕으로 리그 3위에 해당하는 타점(123점)을 올렸다. 노아 신더가드가 지난해 부상 이후 연착륙에 성공한 가운데 불펜에서 팀 승리(17승)의 절반 이상인 9승을 책임졌다. 피츠버그는 코리 디커슨, 콜린 모란 등 영입 선수들이 기대보다 활약하며 팀 타율 리그 2위(0.260)를 기록중이다.
2년 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시카고 컵스가 15승10패로 와일드카드 1위이긴 하지만, 애틀랜타와 필라델피아(16승11패)가 승차 없이, 세인트루이스(15승12패)와 밀워키(16승13패)가 1경기차로 바짝 뒤를 쫓고 있는 중이다. 반면 지난해 동부지구 우승팀 워싱턴과 리그 최다승팀 LA 다저스는 아직 5할 승률도 기록하지 못했다. 워싱턴은 에이스 맥스 슈어저가 리그 다승 단독 선두(5승)로 건재한데도 부진하다. 눈에 띄는 것은 팀이 뒤지고 있을 때의 타격 성적이다. 팀이 뒤진 상황에서의 팀 타율은 15개팀 중 14위(0.210), 장타율이 13위(0.325)다.
다저스는 투타 불균형이 문제다. 의외로 팀타율은 2할4푼8리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그 와중에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2.84의 준수한 평균자책으로도 1승(4패)밖에 따내지 못했다. 여기에 야시엘 푸이그-코디 벨린저 등 장타를 날려줘야 할 선수들이 부상으로 최근 빠져 당장 돌파구를 찾기가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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