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5연승의 기쁨을 만끽할 새는 없었다. 매일·매주가 롤러코스터같은 2018시즌 KBO리그. 정점을 향해가는 듯했던 넥센은 곧장 ‘급전직하’했다. 3위로 수직상승한 LG의 연승행진에 제물이 됐다. 선두 두산을 바짝 뒤쫓던 SK에게도 2경기를 잇달아 내줬다. 가라앉았던 팀 타선 탓이 컸다. 넥센은 지난 24~26일 LG와의 잠실 3연전에서 총 4점밖에 뽑지 못했고, SK를 상대로한 최근 2경기에서도 3점·4점밖에 뽑지 못했다.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와의 홈경기도 녹록치 않았다. 원래 등판했어야 할 선발 최원태가 어깨 근육통으로 등판을 한차례 거르기로 했다. 대신 선발로 나온 김성민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지만 시즌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김성민은 11명의 타자에게 안타 2개, 볼넷 3개를 내주고 선취점을 뺏겼다. 2회를 마쳤을 때 투구수가 61개에 이르러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박병호·서건창이 부상에서 빠진 동안 가라앉았던 팀 타선이 다시 살아나며 넥센은 승부를 뒤집었다. 2-3으로 뒤진 4회말, 두 젊은 좌타자 7번 김규민-8번 김혜성의 연속 중전 안타와 9번 박동원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 팀내 최고 타율의 1번 이정후가 삼진으로 물러나 기회가 무위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2번 임병욱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쳐내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5회말에는 중심타선이 기회를 만들었다. 4번 김하성의 좌중간 2루타와 1사후 6번 장영석의 중월 2루타로 한 점을 더 도망갔다. 이어 이날 올 시즌 두번째 경기를 치른 김규민이 다시 좌전 적시타를 쳐 달아났다.
행운도 뒤따랐다. 1사 1·3루 상황에서 박동원의 기습 번트 타구는 땅볼이 돼 SK의 바뀐 투수 김주한의 정면으로 향했다. 그러나 김주한이 공을 더듬었고, 박동원은 간발의 차로 1루에서 살았다. 덕분에 이어진 이정후의 우익수 뜬공이 1타점 희생타가 됐다.
5회말에 선발 문승원과 박희수-김주한을 투입하고도 실점을 막지 못한 SK는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8회초 6번 정의윤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쫓아갔지만, 8회말에는 아쉬운 수비로 스스로 추격을 무위로 만들어버렸다. 넥센 선두타자 3번 이택근의 좌중간 높이 뜬 타구를 좌익수 김동엽·중견수 노수광이 서로에게 미루다 둘 사이로 떨어지는 2루타로 만들었다. 1사 후에는 5번 마이클 초이스의 높이 뜬 타구 방향을 김동엽이 놓치면서 그라운드에 떨어뜨렸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점수는 8-4가 됐다.
SK는 9회초 넥센 마무리 조상우를 상대로 볼넷 3개와 안타 1개를 몰아치며 1사 만루를 만들었다. SK 특유의 장타가 연이어 터진다면 전날처럼 승부를 동점내지 역전으로 끌고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조상우는 이틀 연속 실수하지 않았다. 전 타석에서 홈런을 쳤던 정의윤이 내야 뜬공, 대타 정진기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넥센은 5연패에서 탈출했다.
넥센은 일주일만에 시즌 두번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와 박동원을 제외한 선발 7명이 모두 멀티 안타 경기(1경기 2안타 이상)을 해냈다. 신예와 베테랑 가리지 않고 폭발한 넥센 타선은 이날 승리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어렵고 힘든 한주를 보내면서 모두가 마음 고생이 많았을 것”이라며 “연패를 끊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마침 박병호가 이르면 열흘 이내 복귀할 수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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