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KIA 양현종.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외로운 에이스가 선보인 투혼의 완투는 독수리 군단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한화가 KIA의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9회 대역전극을 벌여 KIA전 5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2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와의 시즌 5차전에서 3-1로 이겼다.

한화 타선은 KIA 양현종에게 시종 막혔다. 1회초 안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만든 1사 1·2루, 2회초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2루는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6회초에는 송광민-제라드 호잉-김태균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가 양현종에게 연속 삼진으로 속수무책 무너졌다.

그러나 양현종에서 이름값에서 밀렸던 한화 선발 제이슨 휠러가 잘 버텼다. 6회말을 제외하고 매 이닝 안타를 맞으며 안타를 총 9개 내줬지만, 실점은 1점 뿐이었다. 전날 부진했던 필승 셋업맨 송은범은 없었지만, 이어 던진 안영명-서균-박상원이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 8회말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박상원이 KIA 김민식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실점 없이 막았다.

오랜 격언처럼 위기 뒤에 기회가 찾아왔다. 8회초까지 잘 던지던 양현종이 9회초 제라드 호잉과 하주석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어진 양성우의 볼넷으로 1사 만루. 한화는 전날 결승타를 친 이성열을 대타로 내보냈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양현종의 독무대로 끝날 것 같던 경기 흐름을 바꾼 건 지성준이었다. 지성준은 양현종의 초구를 노려 좌익선상 2루타를 뽑아냈고, 주자 2명이 그대로 홈을 밟았다. 8.2이닝 동안 뒤져있던 한화는 이 한 방으로 승부를 뒤엎었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 양현종의 폭투가 나왔고, 바로 쐐기점이 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처럼 광주 홈팬들은 “양현종”을 외쳤지만, 그 힘이 마운드까지는 닿지 못했다. 8회초 수비를 마치고 관중들의 환호에 왼손을 번쩍 들어올린 양현종은, 9회초를 끝낸 뒤엔 고개를 푹 숙인채 더그아웃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한화는 9회 마무리 정우람을 올려 경기를 끝냈다. 선두타자 이명기가 그동안 부진을 씻듯 이날 경기 세번째 안타를 치며 출루했고, 상대 실책으로 2루를 밟았지만 후속타는 터지지 않았다. KIA는 이날 경기 10개의 안타를 치고서도 단 한 점밖에 내지 못하는 등 집중력 부족에 시달렸다. 유일한 득점도 1회말 1사 만루에서 나지완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얻은 것이었다.

한화는 광주 원정 2경기를 모두 이겨 시즌 2연승과 KIA전 시즌 5연승을 달렸다. 양현종은 시즌 최다 투구수(126개)를 기록하며 팀의 한화전 연패를 끊기 위해 혼신을 다했지만 완봉승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앞두고 결승타를 내줘 완투패를 당했다. 양현종이 2경기 연속 완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