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대체 3패는 어떻게 당했는지 몰라.”
KIA 김기태 감독은 2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한화-KIA전에 앞서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한화 선발 키버스 샘슨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KIA는 이날 선발 헥터 노에시가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샘슨의 7이닝 1실점 호투에 막혀 승리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8회말 2-2동점이 돼 샘슨은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시즌 최다 이닝에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은 샘슨은 이날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앞으로의 활약을 더 기대케 했다.
샘슨과 KIA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샘슨에게 시즌 첫 승을 헌납한 팀 역시 KIA였다. 샘슨은 지난 12일 대전 KIA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샘슨은 이날 승리를 바탕으로 3경기 연속 1실점 호투하며 투구가 본 궤도에 오른 듯 했다.
KIA가 샘슨을 살린 것인지, 샘슨이 KIA전을 앞두고 살아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시즌 초반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무승 3패’로 헤매던 샘슨을 머릿 속에 넣어뒀을 김기태 감독은 막상 ‘외국인 에이스’ 기대치에 부합한 샘슨을 마주치니 당황했을 법도 하다.
미국의 전설적인 명포수 요기 베라의 말이 순간 겹쳤다. 아메리칸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뛰던 베라는 1963시즌 내셔널리그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에서 시즌 25승 투수 샌디 쿠팩스를 맞상대한 뒤 “25승은 어떻게 거뒀는지 알겠다. 5패는 대체 어떻게 당한거냐”는 말을 남겼다. 당시 인터리그가 없어 다른 리그에서 뛴 쿠팩스의 공을 볼 기회가 없던 베라는 월드시리즈 전 “내셔널리그 투수들은 도대체 어떻게 저런 애송이에게 25승을 헌납했냐”고 했던 터였다.
물론 KIA가 언제까지고 샘슨에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김기태 감독은 “주자가 나갔을 때 피칭이 조금 달라진 것 같긴 했다”며 “투구 템포를 잘 이용해 타자를 상대하는 것 같더라”고 했다. 한화와의 시즌 네 차례 맞대결에서 내리 진 김 감독은 머릿속에 이미 샘슨과의 다음 맞대결 밑그림을 그려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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