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표현의 자유’ 놓고 갑론을박
ㆍ주민 “광고 아닌 정치 요구” 구청 “신고 안돼 단속 대상”
서울 강남구 세곡동 한양수자인아파트와 옆 래미안포레아파트의 1개 동 외벽에는 각각 높이와 너비가 10m가 넘는 대형 현수막이 붙어 있다. 서울 강남구청이 2014년 구청 소식지에서 밝힌 대로 인근 수서역세권에 대학병원, 호텔 등을 유치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구청은 국토교통부와 공공주택지구 조성을 합의하면서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해졌다는 입장이다. 이 현수막은 조만간 강제철거될 처지에 놓여 있다.
26일 현수막을 설치한 세곡지역주민연합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지난 11일 두 아파트 측에 현수막이 옥외광고물법 3조를 위반했다며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강제철거하고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현행법상 아파트 벽면에 현수막을 걸기 위해서는 기초단체장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해야 한다. 주민들과 구청은 지난해 8월에도 같은 갈등을 겪었다. 당시 주민들은 유사한 현수막을 게시했는데, 구청은 현수막을 철거하고 총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주민들은 “해당 현수막은 ‘광고’라기보다 ‘정치적 요구 사항’이기 때문에 옥외광고물법 적용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해 과태료를 내지 않았고, 이번에도 과태료를 부과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주민들은 구청 입장을 옹호하는 현수막은 불법인데도 구청이 방치하고 있다며 형평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수서역 인근에는 ‘서울시는 모듈러주택 이전 부지에 공원을 조성하라’, 대치동 인근에는 ‘우리의 힘으로 제2시민청 건립을 철회시켰다’는 주민비상대책위원회 현수막이 가로수에 매달려 있다. 모듈러주택과 제2시민청은 서울시가 강남구에 조성하려다 강남구청의 반대로 무산된 정책이다.
옥외광고물법 4조는 가로수에 광고물을 설치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현수막 내용이 아니라 신고·허가 여부 때문에 불법으로 규정했다”며 “단속 과정에 문제는 없으며 불법 사항을 시정할 충분한 시간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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