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와 종목을 막론하고 연승팀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어하고, 연패팀은 그 분위기를 깨고 싶어한다. 지난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한화전의 투수 기용이 딱 그랬다.
‘연패팀’ 한화는 6회초 1사 상황에서 선발 김재영을 내리고 올 시즌 핵심 불펜 투수로 떠오른 송은범을 올렸다. 김재영이 5.1이닝 동안 공을 80개 던져 더 던질 힘이 남은 상황이었고, 주자가 2명 나가있긴 했지만 한화가 3-0으로 앞서 아주 급박한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화 한용덕 감독은 경기 다음날인 22일 “(김)재영이가 스트라이크 두개를 먼저 잡고도 계속 안타를 맞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송은범은 이날 2이닝을 던졌다. 선발로 뛴 경험도 많았고 올 시즌 2이닝 이상 투구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4월 들어서는 1이닝 이하 투구가 더 많았다.
‘연승팀’ 넥센도 평소보다 이른 타이밍에 투수를 내보냈다. 마무리 조상우가 팀이 4-3으로 앞선 8회말 2사 2루에서 등판했다. 앞선 투수 김상수가 2아웃을 잘 잡고 한화 제라드 호잉에게 2루타를 맞은 상황이었다. 넥센이 시즌 전 조상우를 ‘1이닝 마무리’로 기용하겠다고 밝혔고, 이를 비교적 철저하게 지켜왔던 터였다.
연승을 이어가고 연패를 끊으려는 두 팀의 계산이 반영된 결과였다. 경기 전까지 3연패를 달리던 한화의 한용덕 감독은 “마침 송은범이 이틀을 쉬어 일찍, 오래 던지게 했다”며 “다음날 경기에서 다른 투수들을 기용할 예정”이었다고 했다. 넥센 장정석 감독 역시 “좋은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상우가 22일 경기를 쉬고 23일 월요일 휴식을 거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전날 기용 여부를 밝혔다.
두 팀이 모두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다면 좋으련만 승부는 그렇지 않았다. 3-0으로 한화가 앞선 상황에서 등판한 송은범은 김재영이 내보낸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고, 3-2 상황에서는 역전 주자와 동점 주자를 모두 내보낸 뒤 후속 박상원이 모두 불러들여 2자책점과 패전을 함께 안았다. 반면 조상우는 8회말 동점 주자가 2루에 나간 상황에서 한화 이성열을 삼진으로 잡고, 9회에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유도해 1.1이닝 퍼펙트 세이브를 달성했다. 결국 넥센은 바라던 바대로 연승을 이어갔지만 한화의 연패는 4연패로 늘었다. 한용덕 감독은 “이기고 싶다는 욕심이 너무 앞서 선발을 평소보다 일찍 내린 것 같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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