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주변 자금 141조9150억으로
ㆍ‘사상 최고치’ 사흘 만에 경신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충격에도 국내 증권시장에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규제 기조를 편 여당이 4·15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자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던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증시 주변 자금은 141조9150억원에 이른다. 증시 주변 자금은 투자자예탁금, 파생상품거래예수금, 대고객 환매조건부채권(RP) 잔고, 위탁매매 미수금, 신용융자 잔고 등을 합한 것이다. 증시 주변 자금은 주식시장의 예비 투자 자금 성격을 띤다. 증시 주변 자금은 전 거래일인 14일 141조7928억원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한 뒤 사흘 만에 다시 최고치를 찍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 세계 주요 증시 및 국내 증시 지수가 하락하자 비교적 싼 가격에 우량주식을 매입하려는 ‘동학개미’ 투자자들이 몰렸다. 이후 주가지수가 반등해도 투자 합류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국내 유가증권시장 코스피는 종가 기준 1482.46으로 저점을 찍은 뒤 반등세를 이어가 이달 17일에는 1914.53까지 올랐다. 3월 말에도 132조3616억원에 달했던 증시 주변 자금이 일부 감소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4월 들어서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경색된 부동산 시장 대신 수익이 기대되는 주식시장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눈을 돌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유례없는 압승을 거두면서 기존의 부동산 규제가 유지될 공산이 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종합부동산세 등 다주택자 과세 강화정책, 3기 신도시 건설, 분양가 상한제 등 기존 정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총선 이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실망감에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늘고 있다. 올해 3조원, 2021년 12조원, 2022년 11조원 등 총 30조원 이상이 풀릴 것으로 추산되는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이 주식시장에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한금융투자는 “2007년과 2009년 당시 2기 신도시 보상금 일부가 증시에 들어온 바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반해 주식의 매력도가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보상금의 증시 유입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