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내 유가증권시장 코스피가 26거래일만에 종가 기준 1900선을 회복했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사상 최악의 감소폭을 기록했지만, 3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에 나서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7.46포인트(3.09%) 오른 1914.5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전 가장 최근 코스피 종가가 1900을 넘겼던 날은 지난달 11일(1908.27)로, 26거래일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급등하며 오전 중 한 때 1926.02까지 올랐으나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6.8%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시 내림세를 탔다.
최악의 지표가 하락세가 계속될 수도 있었지만 오후부터 다시 상승세를 탄 코스피는 장마감 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1900선을 넘긴 상태에서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30거래일간의 순매도 행렬을 멈추고 총 322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609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3조9632억원에 이르러, 지난달 31일 달성됐던 역대 최대 기록(13조9054억원)을 새로이 경신하기도 했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지났다”며 경제 활동 정상화를 위한 단계별 재개 방안을 발표한 여파가 커 보인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도 불안심리를 잠재운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대학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렘데시비르 초기 임상시험이 좋은 결과를 냈다는 소식이 앞서 전해졌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를 524만명이라고 밝히고 중국도 44년만에 마이너스 GDP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예상됐던 최악의 결과에 미치지 않았다는 점도 주식시장의 불안 심리를 완화시켰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가 재개되면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돼 외국인들이 순매수에 나섰다. 이 점이 긍정적”이라며 “중국의 위축된 경제지표에도 인민은행이 ‘실물 경제에 대한 지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자 중국 증시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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