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선수들이 지난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 위즈 제공

홈런 군단이 다시 ‘빅뱅’을 벌인다. 올 시즌 팀 홈런 1위 KT와 2위 SK가 장소를 바꿔 맞대결한다. 어느 팀의 방망이가 폭발할지가 관심거리지만, 양 팀 입장에선 얼마나 홈런을 적게 허용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된다.

17일 경기 전까지 KT는 팀 홈런 34개, SK는 33개를 기록중이다. SK는 리그 홈런 선두 제이미 로맥(7개)을 비롯해 김동엽-최정(이상 6개), 최승준(4개) 등 중심 타선의 폭발력이 발군이다. 반면 KT는 신인 강백호부터 하위타선의 이해창, 오태곤까지 홈런을 3개 이상 기록중이다. 시즌 전 파워와 타격 기술을 끌어올려 언제든 홈런이 나올 수 있는 타선이 완성됐다.

두 팀의 첫 맞대결은 ‘명불허전’ 홈런 군단의 공방이었다. 지난달 27~29일 문학에서 열린 3연전에서 홈런이 12개 쏟아지며 총 34점을 주고 받았다. 양 팀의 타선은 시즌 첫 주중 3연전을 기점으로 달아올라 리그 상위권까지 치고 나갔다.

홈런은 한 방으로 경기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힘이 있다. 공격하는 입장에선 홈런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켜 좋은 흐름을 가져올 수 있지만, 반대로 수비하는 입장에선 홈런을 맞은 뒤 좋은 흐름을 빼앗길 수 있다. 양 팀의 첫 3연전 양상도 그랬다. 1차전에선 SK가 홈런 3방을 앞세워 KT를 8-5로 꺾었지만, 다음날 KT는 하위타선 박경수-장성우의 홈런으로 경기를 주도하며 전날과 같은 8-5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3차전에서 KT는 홈런 4방으로만 점수를 내 SK를 7-1로 이겼다.

이번 3연전도 누가 홈런을 치느냐만큼이나 홈런을 얼마나 덜 내주느냐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적은 피홈런은 승패와도 직결됐다. 지난주 4승2패를 거두며 2위 자리를 지킨 SK는 홈런을 2개밖에 맞지 않았다. 반면 한화에 3위 자리를 내준 KT는 지난주 피홈런이 9개였다. 특히 KT는 구장은 작지만 투수 친화적으로 평가받는 마산과 가장 큰 잠실에서 경기를 치렀는데도 피홈런이 적지 않았다. 3연패 스윕을 당한 LG와의 3연전은 고비 때 맞은 홈런이 아쉬웠다. 지난 13일 경기에서는 라이언 피어밴드가 완투하고도 양석환에게 맞은 3점홈런 한 방에 패전을 안았다. 지난 15일 경기에서는 3-10으로 뒤지다 8회초 5점을 뽑고 8-10까지 쫓아갔는데도 8회말 LG 김현수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추격 동력을 잃었다.

KT는 팀 홈런 1위이면서도 피홈런 2위(27개)다. 내주는 볼넷이 적은 편(50개·8위)인데도 실점도 111점(공동 3위)으로 많다. SK처럼 홈런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에게는 특히나 피홈런을 유의해야 한다. 그 가운데서도 양팀 핵타선이 만반의 준비를 갖출 양 팀 마운드를 다시 한 번 대포로 공략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만하다.

지난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NC의 경기. 3-2로 승리한 SK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며 기뻐하고 있다. 인천 | 연합뉴스

연합뉴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