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4일 홍영표 의원(64·인천 부평을·4선)이 공식 출마선언을 한 데 이어 15일 송영길 의원(58·인천 계양을·5선)과 우원식 의원(64·서울 노원을·4선)이 출마선언을 한다. 현재 3명의 후보군 중 송 의원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이지만,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거, 우 의원과 홍 의원의 단일화 등의 변수가 남아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서 주신 엄중한 경고를 깊이 새기고 혁신하겠다. 당을 안정시키고 단결시키겠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친문재인계’인 홍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많은 개혁입법들과 민생과제들을 처리해냈지만 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한 과제들이 남아있다”며 “마지막 한 순간까지 문재인 정부를 지켜낼 사람은 저 홍영표다”라고도 말했다.

송 의원과 우 의원은 15일 공식 출마선언을 하기로 했다. 송 의원은 이날 민주당 전·현직 보좌진 모임인 ‘민동포럼’을 만나고 대전·세종 지역 당원들과 화상간담회를 여는 등 당원들과 접촉했다. 우 의원은 당내 진보·개혁성향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주최한 포럼에 참석했다.

현재는 3명의 주자 중 송 의원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데다 앞서 두 차례 당권 도전에 실패했던 점, 지난해 이낙연 의원에게 양보하듯 당 대표 출마를 접은 점 등은 이번 선거 당선 가능성을 높인다. 최근 당내 선거에서 당원들의 표심이 ‘당선 가능성 높은 후보’에 몰렸던 흐름도 송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친문’ 열성 지지자들이 주된 지지기반이다. 우 의원은 더미래와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등 다수 의원들의 모임에서 지지를 받는다. 물밑에서 지지를 끌어올리고는 있지만 아직 송 의원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우·홍 의원이 단일화해 선거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먼저 치러지는 윤호중·박완주 의원 간 원내대표 선거에 따라 표심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쪽 세력이 원내대표가 되면 그에 대한 견제 심리로 ‘다른 세력’에게 당권 지지가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윤·박 의원과 ‘86세대’라는 공통분모가 있고, 우 의원은 박 의원과, 홍 의원은 윤 의원과 지지세력이 겹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