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운영위원장 고영인 의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의 운영위원장을 맡은 고영인 의원(58)은 15일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심 이반을 확인했고, 차기 대선을 이긴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며 “초선의원들은 이에 대한 위기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백신, 사회안전망 등 민생문제에 좀더 천착해달라는 게 분명한 국민의 요구이므로, 우리도 그런 반성 속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전시키는 게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간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해 안타까웠던 순간을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도록 당헌·당규를 바꾼 때로 꼽았다. 그는 “결론을 정하는 과정이 너무 일방적이었다”고 반추했다. 그러면서 “초선모임 차원에서도 토론 중이고 22일쯤에는 초선모임 차원의 1차 쇄신안이 나올 것”이라며 “의원 중심이던 당 지도부에 일반 시민이 들어오게 하는 것도 혁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 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은.

“민주당이 국민 목소리를 오만하게 반영하지 않고,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부족했다.”

- 초선으로서 지난 1년간 ‘반대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 싶은 순간은.

“이번 재·보선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려고 당헌·당규를 개정할 때다. 당시 지도부가 거의 결론을 낸 상태에서 의견수렴 과정 없이 당원투표가 열렸다. 광역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라 그냥 넘어가면 ‘대선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가’에 대해 지도부가 고민한 것은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 하지만 초선의원들이 따지지 못하고 순응한 것은 반성한다.”

- 야당에 비해 여당 초선이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17대 국회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108명이 각자 자유롭게 의견을 냈다가 당 분열로 이어진 전례를 반면교사 삼으려했다. 너무 신중했다. 초선들 스스로도 조심했지만, 선배 의원들도 간접적으로 요구한 것들이 있다.”

- 당내 어떤 쇄신이 필요한가.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 이벤트성 민생탐방을 지양하고 세대별·직능별 의견 청취를 상설화했으면 한다. 당 지도부에 초선의원뿐 아니라 여성·청년 등 원외 시민들이 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혁신도 필요하다.”

-초선모임 차원의 쇄신 움직임은.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 한다. 초선모임에 참여하는 79명이 9개 모둠으로 나뉘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토론 결과를 22일 취합해 초선모임 차원의 1차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에 쓴소리를 하는, 당과 이해관계가 없는 인사들을 불러 쓴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20·30대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도 마련하기로 했다.”

- 초선의원들이 ‘조국 사태’ 언급만으로 홍역을 치렀다.

“조국 전 장관의 문제가 선거패배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조 전 장관의 개인적인 문제와 검찰개혁의 당위성·필요성은 별개로 봐야 한다. 하지만 조국 전 장관 개인 문제가 ‘공정’에 민감한 젊은이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 데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다. 당내 열성 지지자들과 소통할 생각도 있다. 하지만 합리적인 토론 풍토가 마련되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

- 초선 의원들의 최고위원 출마 의미는.

“참신한 인물들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초선 중에 최고위원 출마를 할 사람이 없다면 모임 차원에서 최고위원을 내보내야겠다고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비용 문제나 당선 가능성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았고, 의원 본인 의지에 맡기기로 했다. 초선이 최고위원이 된다는 자체가 메시지가 될 것이다.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다.”

- 앞으로도 초선의원들이 꾸준히 의견을 낼 수 있을까.

“초선 의원들에게는 다른 의원들보다 민심 이반에 대한 긴장감이 더 크다. 하지만 이번 원내대표 후보와 초선의원들간 토론회에서 ‘우리의 요구가 당에서 진지하게 반영 안된다’는 요구가 많았다. 당 대표·원내대표 후보들이 초선의원 총회도 인정하려 하고, 원내 부대표단 추천권도 초선의원에게 주려 하고 있다. 앞으로 초선의원들이 당의 업무방식과 관행·태도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가서 혁신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윤승민·박광연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