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성현. SK와이번스 제공

SK 내야수 김성현(32)이 개막 후 46타석 연속 무사사구·무삼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을 27년만에 경신한 것으로 개막 이후 11일까지 16경기를 치르며 들어선 모든 타석에서 인플레이 상황을 만들어낸 첫 번째 타자가 됐다.

김성현은 지난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전에서 9번·유격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안타를 치지 않은 타석에서는 투수 앞 땅볼(7회)과 유격수 땅볼(9회)을 각각 기록했다.

전날까지 개막 후 38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모든 타구를 인플레이시켰던 김성현은 개막 후 무사사구·무삼진 타석 기록을 42타석으로 늘렸다. 이는 1992년 빙그레(현 한화) 지화동이 41타석 연속으로 작성한 기록을 27년만에 경신한 진기록이다.

신기록을 작성한 다음날인 11일에도 기록을 늘렸다. 다시 대전에서 한화를 상대한 김성현은 4타석에 들어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첫 타석 우전안타 이후 세차례 타석에서 모두 내야 땅볼을 기록했다. 12일 문학 KIA전에서 이 진기록을 연장할 수도 있다.

이 기록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김성현의 타율이 11일 현재 정확히 ‘2할’(45타수 9안타)로 낮은 탓이다. 그러나 10일 경기에서 멀티안타를 기록하며 반전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SK가 1-2로 뒤지던 3회 무사 1루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김성현은 3루 파울라인을 따라 느리게 구르는 타구를 만들었다. 한화 투수 워윅 서폴드가 타구를 향해 뛰어 1루로 재빨리 송구했지만 김성현은 1루에 먼저 닿았다. 김성현이 1루까지 열심히 내달린 덕인지 서폴드의 1루 송구는 악송구가 됐고, 선행주자 최항은 3루까지 닿았다. 페이스가 좋지 않던 타자가 행운의 안타에서 좋은 기세를 되찾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다음날 1안타를 추가하며 ‘멘도사 라인’을 벗어날 계기도 마련했다.

1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김성현은 “기록을 세운 사실은 몰랐다. 일부러 삼진을 안먹거나 볼넷을 얻지 않으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타격 포인트를 투수쪽으로 더 가져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성적이 나쁘니 안 좋은 공에도 계속 공이 나가면서 범타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칭스태프에서 컨디션 관리를 잘 해주시고 감독님도 ‘기록에 신경쓰지 않도록 전광판을 보지 말라’며 조언해주시고 계신다”며 “삼진을 당하더라도 더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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