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앙헬 산체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준비를 더 많이 했다.”

한국에서 선발 두번째 시즌을 맞는 SK 앙헬 산체스가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SK가 선발 앙헬 산체스의 8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한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6연승을 달렸다.

SK는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화전에서 산체스의 8이닝 4안타 7삼진 무사사구 역투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산체스의 날이었다. 산체스는 1회 2사 후 송광민에게 내준 우전 안타, 3회 1사 후 오선진에게 맞은 중전 안타를 맞은 뒤 7회를 마치기까지 상대한 13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시속 150㎞가 넘는 속구를 경기 후반부까지 꾸준히 뿌리면서도 제구가 흔들리지 않았다.

8회 고비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김태균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산체스는 1사 후 최재훈에게 중견수쪽 큰 타구를 맞았다. 그러나 SK 중견수 김강민이 담장 앞까지 따라간 끝에 공을 잡아내 한숨을 돌렸다. 이어 대타 지성준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오선진을 유격수 내야 뜬공으로 돌려세워 끝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87개의 공만으로 8이닝을 막아내 산체스가 9회 등판할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SK는 9회 마무리 김태훈을 내며 산체스의 등판은 끝났다. 김태훈이 9회 안타 1개를 내주긴 했지만 다른 세 타자를 뜬공-삼진-투수 앞 땅볼로 돌려세우며 산체스는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자신의 한국 데뷔 후 최다이닝 투구 기록(종전 7이닝)도 새로 썼고,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전부터 이어온 연속 이닝 비자책 기록도 19이닝으로 늘렸다. SK는 3회 정의윤의 좌중간 적시 2루타로 뽑은 한 점을 끝까지 잘지켜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산체스는 “8회 이후 물러난 것은 투수코치와의 상의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완봉 기회를 놓친게 아쉽지는 않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체스는 “패스트볼을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3구 이내에 승부를 보고 투구수를 아꼈다”며 “팀 동료들이 수비에서도 많이 도와준 덕”이라고 말했다.

산체스는 지난 시즌 초반 눈부신 피칭을 선보이다 여름들어 체중이 감소하고 컨디션이 저하되며 위력을 잃었던 전례가 있다. 하지만 산체스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타산지석’으로 삼기로 했다. 산체스는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불펜으로 뛰다가 선발로 전환한 첫 해였다. 지난해 선발로 한 시즌을 치른 덕에 한국 음식도 잘 먹어야 시즌을 치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올 시즌에는 겨울부터 준비를 많이했다. 좋은 컨디션과 현재의 체중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려고 했다”고 말했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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