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59)가 1일 “오직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오는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을 겪던 터에 친이재명계 일부가 잇따라 띄운 차출론에 송 전 대표가 응답한 것이다. 서울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해 “명분도 없고 민심도 저버린 정치”라는 반발이 거세다. 다른 후보 영입전이 시작돼 경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 달 남은 지방선거를 놓고 민주당의 공천 내홍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주소 이전 마감 시한이 오늘이다. 당과 지지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 드리기 위해 주소를 서울 송파구로 옮겼다”며 “이제 누가 서울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당과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판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우리 당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신다. 저도 그분들과 함께 당의 결정에 충실히 따를 것”이라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대나 전략공천은 제 머릿 속에 없다”고 말했다. 당에서 후보가 추가로 나올 경우 경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송 전 대표는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제게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많은 분의 강한 요청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이것은 제 개인의 정치적 진로의 문제가 아니다. 대선 패배에 대한 당원과 지지자들의 아픔을 달래고, 어떻게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승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의 출마 결단은 친이재명계 등 당내 일부 의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친이재명계 핵심인 정성호·김남국 의원 등은 지난 29일 송 전 대표를 찾아가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해 4·7 보궐선거와 지난 대선의 서울 연패를 끊어내고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적할 만한 당내 후보가 없다는 점, 전국 단위 선거에서 다른 지역에 견인효과가 큰 서울시장에는 인지도가 높고 중량감 있는 중진이 나서야 한다는 점, ‘누구나집’ 정책 등을 편 송 전 대표가 악화된 서울 부동산 민심을 보듬을 적임자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당내 일부에서는 송 전 대표 출마를 놓고 반발이 상당하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국민들이 ‘20여일 전에 (대표직에서) 왜 물러났었냐’고 물으면 대답할 게 있나”라며 “대선이라는 큰 선거에서 지고 5년만에 정권교체를 당했는데 아무도 ‘아프다’고 얘기하지 않은 채 다시 선거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송 전 대표가 22일만에 자신의 현 지역구까지 버리고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은 명분이 없고 대선에서 확인한 민심에도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서울 광역·기초자치단체 의원 등 출마 후보들 사이에선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다. 송 전 대표 외 다른 내·외부 인사 영입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 서울 지역구 의원은 “경선에서 붙을 만한 다른 좋은 인사들을 물색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서울 지역구 의원들의 비공개 모임에서도 이 같은 영입 방안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였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대선 패배 후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 이낙연 전 대표 등의 출마를 요청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송 전 대표의 출마는 당내 계파·세력 간 권력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송 전 대표가 후보가 될 경우 공석이 되는 국회의원 지역구(인천 계양을)에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보궐선거 후보로 출마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지사 복귀설까지 얽힌 서울시장 공천을 두고 당내 이음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민주당 공천 내홍이 깊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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