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집토끼가 아닌 것을 명심하십시오.”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20대 대선 이후 2030 여성들의 민주당 입당 의미와 과제’ 토론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한 여성들은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20·30대 여성들의 막판 대결집에 힘입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득표율 차를 0.73%포인트까지 좁힐 수 있었지만, 민주당이 이에 안주하지 않고 20·30대 여성들이 원하는 변화를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대선 이후 10만명 넘는 신입 당원들이 입당하고, 이들 중 20·30대 여성들의 비율이 높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이 때문에 이날 토론회에 당 지도부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20·30대 여성을 상징하는 인사가 된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가 토론회장을 찾았다. 토론자로 나선 장경태 의원 외에 여러 의원들도 토론회장을 찾았다.
박지현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2030 여성들이 대한민국 변화의 주역이 될 것’임을 확인했다”며 “대선에 이어 입당으로, 입당에 이어 출마로 이어지는 여성들의 희망행진이 시작됐다. 2030 여성들이 분열과 갈등에 맞서 포용과 통합의 정치를 대한민국에 심는 주역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있는데도 민주당이 바뀌지 않는다면 모두 다 제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00여년 전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 보장받는 방법도 그랬고, 세상은 참여하고 싸워나가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보여준 2030 여성들의 모습이 딱 그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그간 부족한 것에 대해 혁신을 촉구하고 견인하기 위해 2030 여성들이 함께한 것”이라며 “2030 여성 당원들의 변화 요구를 제대로 담아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토론회 발제자들은 20대 대선을 진단하며 민주당에게 필요한 변화를 지적했다. 책 <20대 여성>의 공동저자인 김다은 시사인 기자는 “20대 여성을 집토끼로 볼 수 없다. 부유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고 말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민주당이 시도지사 성범죄 사건 등의 대응이 미숙했고, 신뢰를 잃는 바람에 계속 반성과 사죄를 해야만 했다”며 “미래에 대한 이야기 등 정작 중요한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지금 들어온 (2030 여성) 당원들은 굉장히 능동적일 것이니 실제로 활동할 공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실에 사전에 의견을 전달하거나 토론회 당일 유튜브 채팅으로 의견을 낸 이들은 “이번 대선과정에서 민주당은 혐오세력에게 끌려다니기만 했다” “사람들은 민주당에게 차별, 부패에 대항하길 원하지만 그런 점에서 느리고 안일하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2차 가해를 일삼았던 이들이 민주당에서 감투를 쓴 역할을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30 여성들이 신규 당원으로 대거 유입된 만큼 그 목소리를 반영할 제도와 기구를 만들어 달라”, “2030 의원들의 비율이 늘어나게 해달라”는 요구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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