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부터 SK 김태훈, 키움 조상우, NC 원종현. 연합뉴스
지난해 KBO리그 세이브왕의 영예는 풀타임 마무리 5년차 정우람(한화)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함덕주(두산), 정찬헌(LG) 등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을 보내는 투수들이 등장하며 최고 마무리를 향한 경쟁구도에 변화를 줬다. 올해도 새로운 마무리들이 여럿 등장하면서, 최고 마무리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에는 또 다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SK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우승할 때 불펜에서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했던 김태훈(29)은 전업 마무리로 맞는 첫해인 올 시즌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23~24일 KT와의 문학 개막 2연전에 모두 등판해 2세이브를 거뒀다. 개막전에서 2사 후 박경수(KT)에게 맞은 안타를 빼면 예전 별명처럼 ‘퍼펙트’한 투구였다. 평균시속 140㎞ 초중반대에 형성되는 포심 패스트볼·싱커와 130㎞ 초반대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 좌·우폭에 효과적으로 꽂아넣으며 KT의 황재균, 강백호 등 강타자들에게 범타를 유도해냈다.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의 중압감을 이겨낸 호투가 처음 경험하는 마무리 자리에서도 계속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지난해 풀타임 마무리로 첫 시즌을 치르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시즌아웃됐던 조상우(25·키움)의 개막전 투구도 놀랍다. 10개월에 걸친 실전경험 공백이 무색하게 시범경기 때부터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렸던 조상우는 지난 23일 롯데와의 사직 개막전에서 첫 세이브를 거뒀다. 상대한 세 타자에게 모두 삼진을 뽑아내며 강렬한 복귀전을 치렀는데, 이날 최고구속은 시속 153.2㎞에 달하며 실력만큼은 녹슬지 않았음을 선보였다. 데뷔 첫 시즌 두자릿수 세이브 달성은 물론이고 세이브왕 등극도 노려봄직한 구위를 과시했다.
NC의 새 마무리 원종현(32)도 대기하고 있다. 개막 2연전에는 등판하지 않았지만 이미 수년간 기존 마무리 임창민 앞에 등장하는 셋업맨으로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선보였던 바 있어 기대가 크다. 지난해 17홀드를 기록하면서도 5점대의 높은 평균자책(5.18)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그만큼 마무리 자리에서 이전의 좋은 모습을 되찾으려는 의지가 크다. 다만 시즌 첫 등판인 26일 창원 KT전에서 1이닝 2실점하며 7-5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새 얼굴들에 기존 마무리까지 더해져 올 시즌 마무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세이브왕에 도전하는 정우람과 오승환이 보유한 통산 세이브 기록(277세이브)에 도전하는 손승락(롯데)이 아직 건재하다. 지난해 풀타임 마무리 첫 해를 보낸 함덕주와 정찬헌도 개막전에 나란히 등판해 세이브를 챙기며 열띤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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