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용규.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프로야구 개막을 약 일주일 남겨두고 벌어진 ‘사태’는 구단의 강경대응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한화는 여느 때보다 조심스럽고 무거운 마음으로 시즌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한화는 시즌을 앞두고 전격 트레이드를 요청한 외야수 이용규(34)에 대해 지난 22일 구단 자체 최고 징계인 ‘참가활동 정지’ 징계를 내렸다. 지난 16일 육성군행 통보를 받아 서산 전용연습구장에서 훈련하던 이용규는 이번 징계로 팀 훈련 참여도 불가능하게 됐다.

징계 기간을 무기한으로 둬 언제든 징계를 해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둔 것처럼 보이지만 한화 구단 측은 이용규를 일단 올 시즌 팀 전력에서 제외하겠다는 취지로 이번 징계를 내렸다. 한화 관계자는 “아직 징계를 해제할 조건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다른 팀과의 트레이드도 현재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용규도 구단이 징계를 결정한 당일 대전 구단 사무실을 찾아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징계 또한 받아들였다. 이로써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을 하루 앞둔 날 이용규와 한화 구단 사이의 갈등은 일단 정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이용규 트레이드 요청 사태의 여파가 한화의 시즌 성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남아있다는 점이다. 일단 한화는 스프링캠프 때의 외야 구상을 뒤엎고 이용규가 빠진 좌익수 자리를 채울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개막 2연전에서 한화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경험했다. 한화의 좌익수 후보 김민하는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6회말 대타로 나와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7회초 한화가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나온 2타점 적시타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이었다. 다만 이날 앞서 나온 장진혁이 두 타석에서 삼진만 두 번 당한 점, 전날 개막전에서는 김민하와 양성우가 도합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난 점은 한화의 외야수 고민이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화 타선이 개막전에서는 12안타를 치고도 타선의 연계가 떨어져 4점밖에 내지 못한 점과 24일 경기에 9안타로 11득점을 내긴 했지만 수비진의 실책으로 기록된 두산 투수들의 비자책이 6점에 달했다는 점 등은 코칭스태프 차원에서 대체 외야수 문제와 맞물려 고민해봐야 할 숙제로 남았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하위 타선의 힘이 떨어져 송광민을 전진배치하는 ‘강한 2번’을 기용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타순 구상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새로 뽑은 외국인 투수들과 지난해 팀의 주축이었던 불펜진이 잘 버텨준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이마저도 실현되지 않는다면 순탄한 레이스를 계속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화에게는 외야수 공백에서 비롯된 타선의 부진이 화두가 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여러 논란들을 다시 마주할 여지가 생긴다.

잠실|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