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키움 퓨처스(2군) 선수의 고열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아침 미국 프로야구에서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처음 나왔다. 오전 훈련을 앞두고 38.3도의 고열을 기록한 선수가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 야구선수가 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았다. 이미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개막도 미뤄진 KBO리그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다음날 다행스럽게 해당 선수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키움 관계자는 “그간의 증상 등을 미뤄봤을 때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16일 청백전을 치르지 못했던 키움 1군도 이틀 뒤인 18일 다행히 국내 첫 청백전을 치를 수 있었다.
어렵게 첫 청백전을 마친 선수들은 이틀 전 상황을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박병호는 “선수들끼리 코로나19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해왔는데, 의심 증상자가 선수단 사이에서 나오니 다들 놀랐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다들 마주쳤을 선수였다. 그래서 혹시나 코로나19가 선수단에 퍼지지 않을지 걱정하기도 했다”며 “그저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키움은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를 때도 1·2군 사이의 교류가 잦았다. 1군 캠프가 있는 가오슝과 2군 캠프 타이난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걸리지 않았고, 1·2군간 교류 및 연습경기도 수차례 했다. 국내 복귀 후 지난 13·14일에는 고양야구장에서 훈련했다. 1군과 2군이 시차를 두고 다른 시간대에 훈련을 했지만 동선이 겹치지 않을 수 없었다. 키움이 2군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나왔음에도 1군 훈련까지 급히 중단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1군의 고양 훈련은 고척돔 대관이 여의치 않아 결정됐던 사항이기도 하다. 고척돔을 ‘일일대관’ 형태로 사용하는 키움은 귀국 후 서울시설공단이 고척돔 사용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아 훈련장소 및 시간을 조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 겨우 고척돔 훈련을 할 수 있게 문이 열리자 이번엔 선수단 내부 요인이 발목을 잡았다. 고열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더 많은 것이 꼬일뻔 했지만, 최악의 결과를 피하면서 선수단은 겨우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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