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6일]‘이해충돌방지법’ 불 지피는 여당…시민사회도 “제정” 목소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후속조치 차원으로 여당이 ‘3월 처리’를 공언한 ‘공직자 투기방지 5법’ 중 핵심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다. ‘제2의 LH 사태’를 막기 위해 국회의원 등 공직자들의 이해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통제장치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시민사회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야 모두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해충돌의 범위 설정 등 구체적 쟁점에선 신중론도 제기돼 LH 사태로 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지 주목된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은 이해충돌방지법 등 5개 법을 통한 제도개선 마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해충돌방지법에 국민의힘이 소극적”이라는 말로 야당의 합의를 촉구했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단독처리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입법에) 임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은 공직자가 자신의 직무관련자와의 이해관계를 알았을 때나 배우자·직계존비속이 직무관련자와 금전·부동산을 거래할 때 이를 사전에 신고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내부 정보로 부당이득을 챙기면 안 된다는 점도 명시하고 있다. 이해충돌방지 의무 대상을 행정부 공직자 등에서 국회의원으로도 확대했다.

국회 밖에서 입법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국회는 17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열리는 공청회를 시작으로 관련 논의를 시작한다.

다만 국민의힘은 법안 취지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졸속 입법은 안 된다며 신중론이 강하다. 정무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한번 만들어 놓으면 그다음은 고치기 쉽지 않다”며 “한두 달 더 들여다보더라도 완성도 높게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도입이 추진됐던 이해충돌방지법이 지난 8년 동안 여야 간 큰 이견이 없었음에도 통과되지 못했던 건 정치권이 소극적이었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까지 포함된 이번 법안이 과연 통과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윤승민·심진용·오경민 기자 me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