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개팀이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무리하고 시범경기 개막에 맞춰 귀국했다. 장기 레이스를 앞둔 준비 과정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선수들에게 각 팀은 ‘스프링캠프 MVP’라는 호칭을 부여했다. 두산처럼 캠프 MVP를 따로 정하지 않은 팀도 있고 롯데처럼 ‘선수단 전원’을 MVP로 꼽은 팀도 있지만, 다른 팀들의 캠프 MVP를 보면 각 구단의 바람을 읽을 수 있다.
지난해 우승팀 SK는 캠프 투·타 MVP로 하재훈과 노수광을 각각 뽑았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시속 150㎞대 강속구를 뿌려 주목받은 하재훈은 SK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불펜 전력을 강화시켜주리란 기대를 받고 있다. SK의 불펜에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김태훈 등이 버티고 있긴 하지만 양적으로 풍족하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 시즌 막판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합류하지 못한 노수광은 파워히터 중심의 SK 타선에 짜임새를 더해줄 것으로 올해도 기대받고 있다.
LG의 캠프 MVP 타자인 이형종도 LG 타선의 핵 역할을 해야 할 선수다. 류중일 LG 감독은 파워와 스피드를 두루 갖춘 이형종을 2번 타순에 배치해 타선의 짜임새를 극대화하려 한다. 이형종이 지난해 시즌 초반 폭발적인 페이스를 무더운 여름까지 이어가지 못했던 나쁜 전례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LG 타선의 위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신인 사이드암 투수인 정우영은 역시 두텁지 못한 LG 불펜에 힘을 더할 선수라는 기대를 캠프 기간 동안 받았다.
한화가 선정한 투·타 MVP는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면서 ‘무한경쟁’을 강조했던 팀 기조와 관련있다. 타자 MVP 노시환은 캠프 기간 신인답지 않게 맹타를 휘두르며 기존 선수들을 긴장시켰다. 이번 캠프 선발 후보군으로 투수진의 무한 경쟁에 일익을 담당했던 김성훈은 투수 MVP로 뽑혔다.
팀의 약점도 MVP 선정과 연관돼 있다. 키움은 캠프 투·타 MVP로 우완 김동준과 외야수 허정협을 각각 뽑았다. 이들은 지난 시즌도 종종 1군에서 모습을 보인 경력이 짧지 않지만 올해 팀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불펜 및 하위선발, 우타 외야수 자리에서 제 몫을 해야한다.
KIA의 캠프 MVP 격인 ‘기량발전상’ 수상자인 우완투수 고영창과 우타 내야수 이창진 역시 각각 팀의 얇은 불펜과 이범호의 노쇠화로 약해진 3루 자리를 채워야 할 자원으로 꼽힌다. NC의 캠프 투수 MVP로 고졸 2년차 좌완 김영규가, KT의 캠프 MVP로 좌완 정성곤이 선정된 것은 왼손 불펜이 아쉬운 팀의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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