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를 밟는 외국인 선수에게 구단들이 실력만큼 눈여겨 보는 덕목은 적응력이다. 눈에 띄는 메이저리그 성적을 갖고도 한국에서 부진하다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간 뒤에야 더 나은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이들은 대개 KBO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새로 영입된 외국인 선수 소식이 들릴 때면 과거 성적만큼이나 인성 등 됨됨이가 주목을 받는다, 일본·대만 등에서의 ‘동양야구’ 경험도 체크리스트에 올라 있다. 매년 스프링캠프 때 한국 음식에 얼마나 손이 가는지도 관심사다. 그렇게 고심 끝에 선택받은 이들 중에서도 막상 한국에서 막이 오르면 제 역할을 못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구단들은 이미 한국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검증된’ 외국인 선수들을 찾고 있다. 더스틴 니퍼트는 두산과의 재계약이 불발됐지만 kt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의 8번째 시즌을 치른다. 시즌 중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적도 있긴 하지만 헨리 소사(LG)도 7시즌 연속 한국에서 뛴다. 10개 구단 중 지난 시즌에 뛴 외국인 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한 구단은 KIA뿐이지만, 3명을 모두 KBO리그 데뷔 선수로 채운 팀 또한 한화 한 팀 뿐이다. 대부분의 구단이 새로운 선수들을 데려오기 보다는 한국 야구를 경험한 선수들을 최소 1명씩 안았다는 뜻이다.
총 30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올 시즌 한국 무대에 데뷔하는 선수는 13명이다. 이들은 13일 2018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과 함께 본격적으로 한국 무대에 선을 보인다. 한국 투수들을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서 만나봤겠지만, 한국 구장에서 뛰는 것은 처음이다. 모든 것이 생경하기만 하다. 정규시즌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하려면 처음 마주하는 한국의 모든 환경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허나 시간이 짧다. 특히 이번 시즌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시즌 도중 열리는 탓에 시범경기가 팀당 8경기에 불과하다. 정규시즌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간은 열흘도 채 되지 않는다. 또 시즌이 일찍 시작하는 만큼 3월말~4월초 기습적으로 찾아들지 모를 꽃샘추위도 대비해야 한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이른 봄의 쌀쌀한 날씨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구단들도 외국인 선수의 적응을 언제까지고 기다려줄 수는 없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불펜피칭 영상을 공개한 에릭 해커처럼 한국 무대 복귀를 노리는 선수들에게도 구단들은 시선을 향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마쳐야 할 새 외국인 선수들의 적응 숙제는 결코 녹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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