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 10일 귀국한 한화 선수단은 코로나19 확산 여파 때문에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동선이 통제된 가운데 ‘정중동’으로 첫 훈련을 진행했다.
외야 한가운데 모여 몸을 풀 때도, 타격연습을 할 때도 선수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로 임했다. 이따금씩 화이팅을 독려하는 고함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마스크 때문인지 크게 들리지는 않았다. 내야 수비 훈련을 하는 선수들은 숨이 찰 법도 했는데 대개 마스크를 쓴채로 타구를 처리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아직 시차적응이 필요해서 이번 텀에는 훈련 강도를 높이지 않는다”며 “다음 텀부터는 청백전 위주로 실전 감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당분간 ‘4일 훈련-1일 휴식’ 텀으로 자체 훈련 일정을 짜 놓았다.
다른 팀처럼 한화도 선수단 및 관계자들의 동선을 엄격히 통제했다. 취재진 및 관계자 출입구는 한 곳으로 정했고, 그마저도 잠궈놓았다. 구장 내에 있던 구단 관계자가 안에서 문을 열어주고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한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취재진은 선수들이 모여있는 1루 측 더그아웃과 라커룸으로 갈 수 없었고, 3루측 더그아웃에서만 취재할 수 있었다. 더그아웃으로 가는 길도 하나로 통일해 두었다. 동선은 차단선을 놓아 구분해두었다.
한화 관계자는 “선수단이 애리조나 캠프를 마치고 귀국하기 전부터 방역 대책을 강구해놓았다”고 말했다. 캠프에 합류했던 선수단 46명 중 42명이 대전에서의 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대전에 자택이 없는 선수 13명은 대전 시내 선수단 숙소 ‘이글스맨션’에서 구단버스를 타고 훈련장까지 출퇴근하고 있다. 한화는 선수들에게 자가용 또는 구단버스를 통해서만 출퇴근을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막았다. 서산 전용훈련장에 모인 2군과 재활군에게도 개인 활동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려뒀다.
휴식일에도 선수들은 매니저를 통해 자신의 동선을 알려야 한다. 운영팀 등 선수들과 접촉하는 구단 프런트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동선을 알려야 한다. 평소에는 선수들에게 직접 다가가 인터뷰 요청 등을 전달했던 홍보팀 직원들도 이번에는 운영팀에게 전화로 연락해 선수들을 인터뷰 장소로 데려와야 했다. 홍보팀도 ‘비접촉 직원’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점심과 저녁을 해결할 수 있는 구내식당에서도 선수단을 접촉하는 직원들과 접촉하지 않는 직원들의 식사 시간을 구분해 놓았다. 직원들에게도 ‘대중교통 자제령’이 떨어졌다. 한화 관계자는 “이밖에도 선수단에 대구·경북 및 충남 천안 등 코로나19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역에 선수들이 방문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팬이나 외부인을 접촉하는 것, 개별적인 회식들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선수들과의 인터뷰에서도 ‘거리두기’는 철저히 지켜졌다. 2m 이상의 거리를 두고 취재진과 선수 사이에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정은원은 “미국에서는 기사로만 한국 상황을 접했는데, 한국에 돌아와보니 코로나19 확산 분위기가 더 실감난다”며 “선수단 사이에서도 ‘한 명이 걸리면 구단 전체에 손해’라는 인식이 퍼져있기에 모두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외인 선수 3명을 미국에 둔채 귀국했기 때문에 한편으로 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세 선수는 당초 미국 애리조나에서 함께 훈련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투수 워윅 서폴드가 고국 호주로 돌아가기로 하면서 각자 고향에서의 개인 훈련을 택했다. 채드 벨은 미국 테네시주로, 제라드 호잉은 오하이오주로 각각 흩어졌다. 리그가 재개될 때 이들이 무사히 복귀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지만 한용덕 감독은 “미국을 떠나기 전 선수들에게 ‘반드시 돌아온다’는 다짐을 받았다. 워낙 성실하니 잘 훈련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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