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3월초, 코로나19의 국내 확산과 KBO리그 시범경기 취소 결정에 맞물려 10개 구단은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비행편과 훈련장소를 찾는 데 난항을 겪으면서 스프링캠프 종료 및 귀국 시점을 잡는 데도 애를 먹었다.
KIA와 롯데를 제외한 구단들이 모두 국내 입국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국내 훈련에 돌입했다. 일정과 시설을 확보하느라 애썼던 구단들은 이제 시범경기도 사라지고 정규시즌 개막 시기도 정해지지 않은, 초유의 2020시즌을 앞두고 고심하고 있다. 시즌 준비 루틴이 틀어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전감각’과 ‘집중도’다.
일단 3월28일로 예정됐던 개막 시기는 늦춰졌지만, 대부분 구단들은 늦어도 4월 중순에 시즌이 개막할 것을 염두에 두고 국내 훈련 스케줄을 짤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개막 시점을 못박지 않았으나 144경기를 모두 치른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개막 시기의 마지노선은 있어 일정을 짜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실전감각이다. 시범경기 취소와 함께 KBO는 현재 다른 구단간의 연습경기도 금지한 상태다. 당분간 선수들의 실전은 팀 자체 청백전 형태로만 치를 수밖에 없다.
한 야구인은 “투수들이 같은 팀 타자들을 상대로 몸쪽 빠른 공 승부를 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팀 타자들을 상대할 때에 비해 같은 팀 동료에게는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승부를 하기 껄끄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투수들이 과감한 승부를 꺼린다면 타자들 입장에서도 애를 먹을만한 부분이 있다. 최원호 한화 2군 감독은 “아무래도 타자들이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같은 팀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치러도 다른 팀을 상대할 때만큼의 집중도를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경기 감각도 문제가 되겠지만 선수들이 집중도를 높여 훈련하지 않으면 다칠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주전 선수보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남은 한 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눈도장을 찍어야 할 백업 선수들에게서 컨디션 조절 및 부상 방지에 어려움을 겪으리란 예상도 있다.
각 구단도 선수들의 훈련 및 연습경기 집중도를 끌어올리는 데 고심하고 있다. 다만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개막시기까지 미뤄진 게 전례없던 일이라 당장 뾰족한 수를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두산 관계자는 “전과 다른 훈련 및 컨디셔닝 프로그램을 시도해보기는 어렵다”며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을 잘 알 것이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에게 전보다 집중하라고 주문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막이 늦어지나 경기수는 같은만큼 빡빡해질 시즌에 대한 대비책을 고심하고도 있다. SK의 한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의 체력과 팀 뎁스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는 걸 선수단이 모두 알고 있다”며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지만 코칭스태프들도 선수들의 훈련을 열심히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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