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진심으로 환대받고 있다고 느꼈어요.”
지난 6일 강원 평창 올림픽 선수촌에서 입촌식을 마친 미국 루지 여자 대표 에밀리 스위니(25)가 이렇게 말했다. 스위니에게는 입촌식의 축하공연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평창에서 열린 입촌식마다, 모형 전통탈을 쓴 비보이들이 사물놀이패의 가락에 맞춰 무대에서 춤을 췄다. 무대를 바라보는 선수단 옆으로는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몸을 흔들었다.
사물놀이 연주가 끝나면 일순간 음악이 바뀌었다. 로큰롤 음악, 민요 ‘쾌지나 칭칭나네’를 현대적으로 변주한 음악이 차례로 흘렀다. 공연단과 자원봉사자들이 선수들과 함께 뒤섞여 몸을 흔들면, 쭈뼛거리던 선수들도 함께 춤을 췄다. 스위니는 “자원봉사자들과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노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에서 받은 인상을 물으니 머리 위에 얹고 있던 모형 각시탈을 자랑하며 말했다. “정말 추워요. 하지만 따뜻하게 환영 받았으니 괜찮아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첫 올림픽이지만 스위니의 한국 방문은 세번째라고 했다. 딱 1년전 열린 국제루지연맹(FIL) 월드컵 대회 참석차 올림픽 코스인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를 처음 찾았었다. 스위니는 한국에서 본 오래된 사찰들이 인상깊었다고 했다. “건물들이 오랫동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는 게 정말 놀라웠어요.” 첫 방문 때 먹었던 ‘코리안 바비큐’의 맛도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스위니의 올림픽 참가가 잠시 주목받기도 했다. 스위니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같은 루지 선수인 언니 메건 스위니(31)와 동반 진출을 꿈꿨지만, 대표 선발전 막바지 언니와의 경쟁에서 져 올림픽 티켓을 내줬다. 2014 소치 대회를 앞두고는 손목 부상을 당해 출전 꿈을 접었지만, 재기에 성공해 8년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8년 전에는 관중석에서 언니의 레이스를 지켜봤지만, 이번에는 언니가 한국에 찾아와 동생의 올림픽 무대 질주를 응원하기로 했다. 동반자이자 선의의 경쟁자였던 언니 앞에서 스위니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질주를 선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하나 더 쌓은 스위니에겐 후회없는 질주를 선보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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