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황제’ 네덜란드의 스밴 크라머가 4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강릉 | 연합뉴스

‘빙속 황제’ 네덜란드의 스밴 크라머가 4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강릉 | 연합뉴스


“음, 조금 추운데요.”

5일 낮 12시50분. 쇼트트랙 장거리 최강자로 군림한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32)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훈련차 찾았다. 전 세계를 돌며 여러 국제대회를 제패한 크라머에게도 강원도의 날씨는 적응하기 힘든 듯 했다.

경기장에 입장하려는 크라머를 만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인상을 물었다. 그는 짧게 “괜찮다”고 답했다. 그에게 날씨를 묻자 “좀 춥다. 네덜란드보다 춥다”며 몸을 움츠렸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 위치한 강릉시 포남동의 5일 최저기온은 영하 10도, 낮 12시 기온은 영하 3도였다. 산으로 둘러싸인 고지대 평창보다는 기온이 높았지만 강릉에도 이따금씩 찬 바람이 불어 한기가 느껴졌다.

크라머는 그러면서도 “내일부터는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다음날인 6일과 7일도 강릉의 최저기온은 영하 10~11도로 예보돼 있다. 그러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는 최저기온이 매일 올라 10일에는 영하 1도에 이르게 된다. 기온도 오르지만 추운 날씨에 적응할 수 있다는 크라머의 자신감도 담겨있는 듯 했다.

‘홈그라운드’는 아니지만 크라머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 좋은 추억이 있다. 크라머는 지난해 2월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 5000·1만m에서 우승했다. 이 때 크라머의 기록(5000m 6분6초82·1만m 12분38초89)은 지금까지도 강릉 경기장의 5000·1만m 기록으로 남아 있다.

크라머는 강릉에서 이승훈(30·대한항공)과의 장거리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둘은 모두 5000·1만m와 매스스타트, 팀 추월에 출전한다. 크라머는 이승훈에 대해 “좋은 선수”라고 하면서 “그는 매스스타트와 팀 추월에 더 특화된 선수가 아니냐”고 했다. 이 말을 남기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크라머에게서 주종목인 5000·1만m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