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아쉽게 놓친 것만 빼면 두산 함덕주(24)에게 지난해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해였다. 풀타임 마무리 첫 해 27세이브를 거둬 정우람(한화), 손승락(롯데) 등 쟁쟁한 끝판왕들의 뒤를 잇는 세이브 공동 3위에 올랐다. 2점대 평균자책(2.96)은 세이브 10위 이내 투수들 중 신재웅(SK·2.77)과 함덕주만이 거둔 기록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일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덕분에 군생활에 대한 고민도 덜어낼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함덕주는 3경기에서 5이닝을 실점 없이 막으며 세이브도 2개 따냈다.
최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함덕주는 무대를 가리지 않았던 지난해 활약이 ‘뼈아픈 첫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함덕주는 “지난해 대표팀에 뽑힌 뒤에도 걱정을 많이 했다. 2017년 말 아시아프로야구선수권(APBC) 대회에서 너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함덕주는 당시 대회 첫 경기 일본전 연장 10회말 승부치기 7-4로 앞선 상황에서 동점 3점포를 맞았던 아픈 기억이 있었다. 동점을 허용한 한국은 일본에 바로 이어 결승점을 내줘 7-8로 패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도 “포스트시즌 첫 등판 때의 부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함덕주는 고졸 3년차인 2015년에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를 모두 경험했다. 두산이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지만 함덕주는 시리즈를 치르며 2.1이닝을 던지는 동안 9실점(8자책)하는 부진을 겪었다.
함덕주는 “포스트시즌, 대표팀 첫 경험이 좋지 않았지만 그 덕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좋은 결과를 내자는 부담감보다는 매번 상대하는 타자를 아웃시키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이것에 지난해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렇게 함덕주는 왼손 원포인트 투수에서 필승조로, 마무리로 한 단계씩 성장하며 이제는 두산과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의 반열에 올랐다.
1년 전만해도 5선발 후보군이었던 함덕주는 마무리로 스프링캠프를 찾아 보다 여유있게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시즌도 여유있게 치르려고 한다. 함덕주는 “지난해보다 세이브 하나 더 하는 것, 3점차 상황에서 2점을 내주더라도 팀을 승리하게끔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변화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속구와 체인지업만으로도 타자들의 방망이를 무력화시켰던 함덕주는 “이번엔 기존에 던지던 것보다 더 빠르게 꺾이는 슬라이더를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박치국과 김강률 등 필승조 주요 멤버들이 부상 등으로 올해 1군 캠프에는 빠져 마무리 투수로 느낄 부담감이 지난해보다는 커 보였다. 하지만 함덕주는 “특별히 부담을 갖지는 않는다. 다른 좋은 선배들, 후배들이 많이 있다”며 “강률이 형이나 치국이가 언젠가는 건강히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시즌을 풀타임으로 치르면서 고비가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함덕주는 “시즌을 치르며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배영수, 권혁 등 팀에 새로이 합류한 베테랑 투수 선배들께 하나씩 조언을 구할 것”이라는 나름의 대비책까지 이미 머릿속에 그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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