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때는 몰랐는데 지난해엔 깨달았다. 우승 이듬해 부진하면 힘들다는 걸…”
KIA 안치홍(29)은 지난해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지난 15일 팀 스프링캠프 훈련이 열린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만난 안치홍은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개인 성적은 무의미하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안치홍의 지난해 타율(0.342)와 홈런(23개), 타점(118타점)은 모두 자신의 커리어 하이였다. 수비 부담이 적지 않은 2루수로 뛰면서도, 적잖은 부담을 안는 4번 자리에 주로 나서면서도 팀내 타율과 타점이 모두 1위였다. 그러나 안치홍은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했다.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누렸던 KIA가 다음 시즌 5위로 시즌을 마쳤기 때문이다.
안치홍은 “2009년 우승 이듬해에도 팀이 부진했지만 그 때는 겨우 스무살일 때라 느끼는 바가 크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난해에는 느낌이 달랐다”고 말했다. 안치홍이 팀의 주축선수로 느끼는 부담감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올 시즌을 풀타임으로 치르면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도 얻게 돼 올 시즌에 대한 부담이 더 클 것도 같지만, 안치홍은 아직 여기에 마음을 두지 않으려 한다. 안치홍은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몸에 힘이 들어가고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2013년도 얘기를 꺼냈다. 그 때 안치홍은 타구의 비거리를 늘려야겠다고 마음먹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키우는 등 변화를 줬다. 그러나 그해 타율은 2할4푼9리에 그쳤고, 풀타임을 치른 시즌 중 유일하게 출루율(0.338)보다 낮은 장타율(0.307)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홈런은 3개뿐이었다.
그 때의 기억 때문인지 안치홍은 변화보다는 유지를 택했다. 어떤 타순에서 시즌을 치르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지난해에 좋았던 모습, 자신에게 맞는 스윙을 그대로 이어나가는데 초점을 뒀다. 선수단 본진보다 며칠 먼저 오키나와에 들어가고, 나이를 먹으며 떨어질 수 있는 순발력을 보강하는 데 조금 신경을 쓴 정도다.
팀 중심타자로서의 책임감도, 예비 FA로서의 부담감도 작지는 않지만 안치홍은 팀 클럽하우스 리더의 역할은 덜고 시즌을 준비한다. 비슷한 연배의 선수들이 주장을 맡기도 하는 다른 팀과는 달리 안치홍은 팀에서 부여한 역할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가운데 시즌을 치를 수 있다. KIA에는 안치홍을 대신해 팀에서 리더 역할을 해 줄 선배들이 많다. 그의 선배들은 김주찬·최형우 등 아직 타석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안치홍은 선배로서 후배들의 궁금한 점은 언제든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KIA에는 향후 팀의 주축으로 성장해야 할 젊은 선수들이 여럿 있다. 안치홍은 “신인 때를 돌아보면, 스프링캠프 때 들어서는 매 타석에 대해 조급했던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이 당장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도 ‘시즌은 기니까 더 여유롭게 보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묵묵한 가운데도 많은 것들을 배우고 팀의 중심으로까지 성장한 안치홍다운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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