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화가 불펜야구를 성공시킬 수 있던 데는 마무리 정우람, 불펜에서 부활한 송은범, 이태양 등의 맹활약도 있었지만 우완 박상원(25)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프로입단 첫 해인 2017년 18경기에 나와 1홀드, 평균자책 4.1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선보인 박상원은 지난해 69경기에서 4승(2패)에 홀드 9개를 챙겼고 평균자책은 2.10으로 크게 낮췄다. 경기 수에 비해 이닝수(60이닝)가 많지는 않지만 기대 이상 활약한 건 분명했다.

한화 박상원.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 박상원. 한화이글스 제공

그런 박상원은 올해 한화 스프링캠프를 가장 밝은 표정으로 보내고 있는 선수 중 한명이다. 지난 13일 한화 캠프 장소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만난 박상원은 “좀 더 재미있게 훈련하려고 한다. 재미있게 훈련해야 열심히도 할 수 있게 된다”며 “성격상 조용히 보내는 것이 맞지도 않지만,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 한화 캠프에서 박상원은 선·후배들과 소통하며 배워나가고 있다. 박상원은 “훈련하고 경기를 치르며 궁금한 점이 생기면 (정)우람이 형에게 많은 것들을 묻곤 해왔다”며 “김태균 선배님 등 야수 선배님들도 ‘네가 어느 상황에서 던질지 미리 알 수 없는만큼 평소 연구를 많이 해야한다’는 등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신다”고도 했다. 후배들도 챙기고 있다. 박상원은 “제 집중할 것에 바빠서 후배들을 잘 챙기지 못한다”고 했지만 캠프에 함께한 신인 투수 김이환은 ‘많은 것을 잘 알려주는 선배’로 박상원을 꼽았다.

박상원도 여느 선수처럼 “팀이 저의 기용을 선택하는 것이고, 저는 팀이 원하는 대로 등판할 것”이라고 했다. 상투적인 표현일 수도 있었지만 박상원은 팀으로부터 오프시즌 많은 배려를 받아 감사하다고 했다. 박상원은 “이제 겨우 3년차가 되는 선수인데 마무리캠프에서도 제가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하며 공을 던질 수 있게 배려해주셨다”며 “마무리캠프를 안가고 쉬었으면 오히려 감각을 찾는 데 오랜시간이 걸렸을지 모른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신경을 써주셨다”고 했다.

특히 한용덕 감독으로부터 기술적인 부분이나 훈련 방향에 대한 조언을 자주 들었고, 그것이 효과를 봤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섀도 피칭을 하며 공을 던질 때의 팔 스윙 속도, 공을 놓는 지점 등을 연구했고 제구력도 덩달아 좋아졌다. 이번 캠프에서도 고민을 멈추지 않는 박상원은 “피칭 때도, 다른 훈련 때도 여러 조언을 듣지만 완전히 ‘내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언젠가는 그의 ‘멘토’ 정우람처럼 팀 승리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는 마무리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도 다지면서 “올해 풀타임으로 자리를 지키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