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KIA 김기훈, 한화 김이환, 두산 김호준. 각 구단 제공

왼쪽부터 KIA 김기훈, 한화 김이환, 두산 김호준. 각 구단 제공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의 신예 투수들이 강속구를 씽씽 뿌리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들이 불펜피칭에서 보인 좋은 공을 1군 타자들과의 실전에서도 선보일 수 있을지에 각 팀과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인 투수는 단연 광주동성고 출신 KIA 1차지명 신인 좌완 김기훈(19)이다. 고둥학교 재학시절 최고 시속 150㎞에 이르는 속구가 주무기인 김기훈은 ‘마운드에서 보이는 행동이나 분위기가 류현진을 연상케 한다’라는 평가를 들으며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2일 KIA-주니치 연습경기를 찾아 김기훈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부상당하지 않으면 1군에서도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칭찬하며 더욱 주가가 올랐다. 지난 5년간 1차지명 투수들이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하지 못했던 KIA로서는 김기훈의 활약에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김기훈이 캠프 전부터 받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다면, 한화 우완 김이환(19)은 캠프 전 기대치 이상의 모습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2차 4라운드에 지명된 김이환은 최고 시속 146㎞의 빠른공을 던지는데 변화구 구사능력도 인정 받았다. 여기에 겨우내 서산 2군 전용구장에서 몸을 만들며 평균구속은 시속 142㎞에서 144㎞까지 끌어올렸다. 당초 한화는 김이환의 1군 캠프 합류 여부를 놓고 고민했는데 일단 어필은 톡톡히 했다. 지난 11일 주니치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했을 때도 속구 스피드가 시속 140~146㎞ 사이에서 형성됐다.

두산에서는 우완 이동원(26)과 좌완 김호준(21)이 비밀병기로 꼽힌다. 파주 챌린저스 출신으로 지난해 2군에서 풀타임을 보냈던 김호준은 최고구속이 시속 146㎞에 달하는 공을 씩씩하게 뿌려 주목받고 있다. 김원형 두산 투수코치는 “불펜피칭 때 구위가 좋았고, 라이브피칭 때도 타자를 앞에 두고서도 주눅들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높게 봤다. 2012년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투수 이동원은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시속 154㎞ 빠른 공을 뿌린 데 이어 캠프 때도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뿌렸다. 2016년 두산 2군 인스트럭터 자격으로 이동원을 지켜봤던 선 전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이동원을 확인하며 “전보다 제구력도 좋아지고 공끝도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는 마운드의 새 얼굴들은 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다만 타석에 선 타자들을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이환은 11일 주니치전에서 1이닝 동안 홈런 포함 3안타를 맞고 3실점(비자책)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기훈 역시 14일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3회 등판해 최고 147㎞의 빠른 공을 뿌리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볼넷을 3개 내줬다. 연습경기 때의 성적으로 선수들의 올해 활약을 재단할 수는 없지만, 연습경기 때의 부진이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진다면 정규시즌에서의 좋은 활약을 장담하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