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여제, 천재, 요정…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3일차부터 설상 스타들이 금메달 사냥에 시동을 걸었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미국 대표인 ‘천재 소녀’ 클로이 김(18)은 예선부터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클로이 김은 12일 강원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 경기에서 95.50점을 기록해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경쟁 선수들보다 높은, 3m 정도 높이로 점프한 뒤 공중 세바퀴 회전을 성공시켰다. 그러고도 못이 자석에 붙듯 안정적인 착지도 선보였다. 1차 예선에서 91.50점을 받았던 클로이 김은 2차 예선에서 자신이 세운 기록을 가뿐히 넘어섰다. 참가 선수 24명 중 90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클로이 김 뿐이었다.
클로이 김은 경기 도중 트위터에 글을 쓰는 여유까지 보였다. 클로이 김은 1차 예선을 마친 뒤 트위터에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직후 치른 2차 예선 점수가 1차 예선보다 더 좋았다. 클로이 김은 13일 오전 10시부터 열릴 결선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클로이 김을 시작으로 설상 종목 유명 스타들이 본격적으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스노보드 전설’ 숀 화이트(32·미국)는 13일 오후 1시부터 열릴 남자 하프파이프 예선에 참가한다. 올림픽 2관왕 화이트는 지난해 9·10월 큰 부상을 당해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뻔 했다. 그러다 지난달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에서 100.00점 만점을 받으며 올림픽에 합류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알파인 스키에서는 ‘스키 요정’ 미카엘라 시프린(23·미국)과 ‘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 ‘스키 황제’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가 출격 준비를 마쳤다. 2017~2018 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랭킹 1위인 시프린은 속도 종목(활강·슈퍼대회전)과 기술 종목(대회전·회전)에 모두 도전한다. 평창 올림픽을 생애 마지막 올림픽으로 치르는 본은 2010 밴쿠버 올림픽 활강 금메달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각오를 다졌다. 팀 동료 시프린도 이겨야 하지만, FIS 알파인 스키월드컵 여자 활강 랭킹 1위인 소피아 고지아(26·이탈리아)이 가장 큰 경쟁자다.
히르셔는 FIS 월드컵 랭킹 1위지만 스키 황제에 걸맞지 않게 아직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 2014 소치 올림픽 남자 회전 은메달이 유일한 올림픽 메달이다. 평창 올림픽은 그의 선수 생활에 ‘화룡점정’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만 알파인 스키 선수들은 강풍으로 인한 대회 연기라는 변수를 맞았다. 시프린은 12일 올림픽 여자 대회전 경기에 참가하기로 돼 있었지만, 15일 오전 9시30분으로 시작 시간이 미뤄졌다. 히르셔는 하루 앞선 11일 남자 활강 경기에서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강풍 때문에 경기가 진행되지 않아 일정이 15일로 밀렸다. 향후 다른 경기도 강풍 때문에 일정이 바뀐다면, 알파인 스타들도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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