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산 주전 포수로 낙점된 박세혁(29)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받는 관심은 양의지(32·NC)가 두산에서 차지했던 비중만큼이나 크다. 지난 11일 일본 오키나와 두산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박세혁은 “아버지(박철우 두산 타격코치)와 한 팀 소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 지난해 외야수로 출전했을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했다.
팀 안팎에서는 “많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주전의 몫을 할 포수”라고들 했지만 박세혁은 “한 팀의 주전 포수가 되기 위해선 더 많은 게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일본의 명포수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와의 훈련에 동행한 건 주전 포수로 거듭나기 위한 ‘터닝포인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주장 오재원을 비롯한 팀 주축 선수들이 사비를 들여 해외에서 ‘야구 과외’를 받는 최근 두산의 분위기도 박세혁의 결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베는 박세혁이 학생 때 이승엽의 요미우리 출전 경기를 볼 때마다 항상 등장했던, 자신과 같은 우투좌타 포수이자 오랜시간 동경했던 롤모델이었다. 팀의 조인성 배터리코치, 지난해 두산에서 함께했던 고토 코지 요미우리 코치와 아베가 인연이 있던 덕에 만남이 성사됐다. 박세혁은 “정말 많은 것을 물었다. 귀찮을 법도 했지만 아베는 후배가 먼저 다가오는 걸 좋아했다”고 말했다. 타격뿐 아니라 포수로서의 마음가짐과 자부심, 야구에 대한 애착과 몸관리 등 많은 것들을 배웠다. 각자 팀의 스프링캠프로 돌아간 지금도 박세혁은 아베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타격에 대한 이런저런 조언을 듣는다고 했다.
그로부터 배운 것으로 기억에 또렷히 남는 것 하나는 ‘다른 모든 야수들과 마주서 있는 포수는 결코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박세혁은 “투수가 흔들릴 때 포수가 함께 흔들리기도 한다. (양)의지 형도 흔들릴 때가 있었지만 결코 티를 내지 않았다”며 “그것이 지금의 의지 형을 있게 만든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박세혁은 올 한해 양의지와 끝없이 비교될지도 모른다. 양의지라는 높은 기준은 박세혁이 넘어야할 큰 산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박세혁은 “의지 형에게 많은 것들을 배웠다. 하지만 아직은 제가 의지 형보다 서투르다”면서도 “그동안 배워온 것들에 저만의 야구를 접목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박세혁만의 야구’는 포수치고 빠른 발을 이용한 과감한 주루플레이,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허슬플레이, 그리고 투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능력이다. 박세혁은 “(최)대성이 형 공이 많이 좋아졌고, 윤수호도 많이 집중하고 있다. 그 외 어린 선수들도 의욕이 넘친다”며 투수들의 맹활약을 기대했다. 또 지난해 동반 부진했던 장원준, 유희관에 대해서도 “지난해 잠시 안좋은 시기가 왔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면 팀도 좋은 시즌 치를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최선참 포수로서 동료들과 시너지 효과를 일궈낼 것이라고도 다짐했다. 박세혁과 이흥련, 장승현 등이 올해 두산의 안방을 책임지게 된다. 박세혁은 “백업으로 뛸 때, 의지 형이 나가면 팀이 이기고 제가 마스크를 쓰면 지던 때가 있었다”며 “그 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참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좋은 경험이 됐다. 저와 함께 뛸 포수들도 각자 제 몫에 충실하다 보면 개인적으로든 팀에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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