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프로야구 스프링캠프가 ‘실전모드’에 들어가고 있다. 새 공인구에 대한 적응, 새 규정에 대한 안내가 한창인 가운데 국내 팀 간의 연습경기도 곧 시작된다.

2019시즌을 앞둔 KBO리그의 가장 큰 변화는 공인구다. 타고투저 현상 완화와 국제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지난해보다 더 크고, 실밥이 평평하게 넓어진 반면 반발계수는 낮춘 공을 쓴다. 다만 아직 구단들이 공인구 수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투수들만 새 공인구로 훈련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각 구단들이 라이브피칭 및 배팅에 돌입하면서 타자들도 새 공인구을 본격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지난해 공인구와의 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타자들이 새 공인구를 충분히 쳐본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불이 붙을 실전에 앞서 감각을 한창 끌어올리는 중이다. 

올 시즌 또 다른 큰 변화인 ‘더블 플레이 시도시 슬라이딩 규정’과 그에 대한 심판들의 판정 방향도 선수들에게 공유되고 있다. 지난 12일 두산이 캠프를 차린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는 KBO리그 최수원 심판이 방문해 두산 코칭스태프 및 야수들에게 ‘강정호법’이라고도 불리는 새 슬라이딩 규정에 대해 설명했다. 

최 심판은 “2루에 슬라이딩할 때 다리를 들고 들어오면 수비방해로 간주할 것”이라고 하고, “내야수들이 2루를 발로 막아 슬라이딩을 방해하는 것도 엄격히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재호 등 두산 내야수들이 “슬라이딩시 다리를 어디까지 들어야 합니까”라고 질문하고, “송구 과정에서 수비수가 주자와 충돌할 때 어디까지를 연결동작으로 봐야합니까”라고 또 묻는 등 ‘토론의 장’이 벌어지기도 했다. 심판들은 각 팀의 라이브피칭 및 배팅과 연습경기에 참여하며 판정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한편 각 팀에 바뀐 규정에 대해 설명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내 팀끼리의 연습경기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KIA와 한화가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주니치와 연습경기를 벌였지만, 오키나와에서의 한국 팀 간 연습경기는 오는 14일 고친다구장에서 열리는 삼성-한화전이 처음이다. 이어 16일에는 두산이 미야자키로 캠프 장소를 옮기기에 앞서 KIA와 구시카와구장에서 맞붙게 된다. 연습경기 승부가 각 팀의 시즌 성적을 바로 가늠할 기준이 되는 건 아니지만, 캠프를 통해 1군에서 자리 잡으려는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끌기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수원 KBO리그 심판이 지난 12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 두산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두산 선수단을 상대로 올 시즌 새로 도입되는 ‘더블플레이 시도시 슬라이딩 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키나와 | 윤승민 기자

최수원 KBO리그 심판이 지난 12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 두산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두산 선수단을 상대로 올 시즌 새로 도입되는 ‘더블플레이 시도시 슬라이딩 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키나와 | 윤승민 기자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