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이 중순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일본 오키나와에선 햇볕이 내리쬐는 광경을 보기 쉽지 않다. 최근들어 짙은 먹구름이 낮게 깔려있고 바람도 세차게 분다. 따뜻한 남국(南國)을 생각하고 얇은 옷만 가득 챙겨왔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게다가 날씨가 변화무쌍하게 바뀐다. 오전에 봤던 맑고 푸른 하늘이 점심 때쯤 다시 어두워지는 게 다반사다. ‘맑음’으로 예보된 날에도 하늘이 어두워지고 비까지 부슬부슬 내린다.
두산과 한화, KIA, 삼성이 오키나와에 차린 스프링캠프에서도 이렇게 변덕스런 날씨의 영향이 없을 수 없다. 한화의 경우 훈련일에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통에 훈련 취소와 재개를 반복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두산이 캠프를 차린 구시카와구장은 내야 그라운드보다 조금 더 큰 규모에 인조잔디가 깔린 실내연습장이 있어 우천시 훈련에 큰 지장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날씨와 더불어 바뀌는 훈련 일정이 달가울 수만은 없다.
특히 두산 선수단은 올해 처음 오키나와에 1차 캠프를 차린 것이서 당황스러운 눈치인 듯 했다. 구단 관계자는 “자주 갔던 미야자키에는 아침에 비가 오면 저녁까지 내리고, 아침에 맑으면 저녁까지 맑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러면 훈련 일정을 짜는게 조금 더 쉬웠는데, 이곳(오키나와)은 너무 변화무쌍해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익숙지 않은 장소가 주는 생경함에 완벽히 적응하지는 못한 듯 했다. 구시카와구장 주변에는 번화한 도시와는 거리가 먼데다 익숙하지도 않은지라 큰 쇼핑몰 말고는 훈련일 간단히 저녁 먹을 곳도 마땅치 않다고 했다.
두산은 그렇다면 내년엔 오키나와를 찾지 않게 될까. 구단 내 또다른 관계자는 “그래도 날씨가 따뜻해 선수들이 몸을 풀기에는 적격”이라며 “특히 현재 캠프는 실내연습장도 잘 갖춰져 있어 우천시에도 어떻게든 훈련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SK가 2차 캠프를 차릴 예정이기도 한 구시카와구장은 야구장 옆에 돔 형태의 실내 연습장이 있고, 걸어서 5분도 채 안되는 거리에 웨이트트레이닝장이 있다. 지난해 시드니 캠프에서는 야구장과 웨이트트레이닝장의 거리가 꽤 멀어 고생했던 데 비하면 천지차이다.
아무리 날씨가 변덕스럽고 선수들도 긴팔 옷을 주로 입지만 낮 최고기온은 20도대를 유지하고 기반시설도 갖춰진 연습장을 오키나와 외에 찾기 어렵다. 1차 캠프 장소는 구단별로 다양하지만 2차 캠프 장소는 일본으로 수렴하는만큼 연습경기 상대를 찾는데 오키나와가 적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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