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진행중인 두산 스프링캠프에는 우승후보의 자신감과 함께 2회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만회하겠다는 결의도 함께 느껴지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투수 유희관(33)과 외야수 박건우(29)는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더욱 애쓰며 각자의 스타일대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희관은 특유의 밝고 넉살좋은 모습을 되찾았다. 지난해 6년 연속 10승에 성공하긴 했지만 풀타임 선발이 된 이후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6.70)과 가장 적은 이닝(141이닝)으로 부진했다. 부진을 타파하겠다는 마음이 컸던 탓인지 정규시즌 후반기부터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한국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에도 빠졌고, 6차전 연장 13회에 시리즈 처음으로 등판했지만 우승의 주인을 결정지은 결승 홈런을 맞았다.
마음고생이 심한 한 해를 보낸 유희관은 이번 스프링캠프 들어 얼굴에 미소를 되찾았다. 동료 및 코칭스태프들과 주고받는 농담도 되살아났다. 지난 10일 만난 유희관은 “지금 다른 변화를 꾀한다고 해서 시속 150㎞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올해는 좋았던 때의 밝은 모습을 되찾아 저다운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시 미소를 되찾은건 순전히 자신만을 위한 게 아니었다. 유희관은 “지난해 투수 조장으로 다른 선수들을 다독이고 팀 분위기를 밝게 해야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더 후회스러웠다”며 “특히 감독님이 제게 그런 역할을 원하셨을텐데 더욱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해 유희관은 자신이 무슨 역할을 해야할지 잘 알 것”이라며 한 해 더 투수 조장을 맡겼다. 밝은 미소는 지난해의 아쉬움은 지난해로 털어버리고 올해 새 출발하려는 두산 마운드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박건우 역시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버리려는 열의가 대단하다. 지난해 두산의 중심타선에서 3할 타율(0.326)로 시즌을 마치고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84타점)도 새로 썼다. 하지만 시즌 도중 옆구리 근육 부상을 당하며 2016·2017년 2년 연속 달성했던 20홈런에 실패했고 장타율도 하락했다. 한국시리즈에서의 부진은 더욱 뼈아팠다. 김재환이 갑작스런 옆구리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두산 중심타선이 적잖은 부담을 안은 가운데서 박건우는 24타수 1안타(타율 0.042)에 그치는 부진에 허덕였다.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가 타격할 때 모습이 전보다 더 신중해진 것 같다”고 했다. 한국시리즈 때의 아쉬움을 여전히 느끼는 것일 수도 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집중하는 것일 수도 있다. 지난해 함께 중심타선을 이뤘던 양의지(NC)가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후라 박건우가 느끼는 부담감이 더 커지는 상황. 김 감독은 “선수가 부진을 씻어냈다고 평가하려면 좋은 성적이 나와야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끼면서도 내심 박건우가 공·수·주 가리지 않고 활약하던 모습을 되찾기를 바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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