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허경민, 김민성, 이범호. 이석우 기자

왼쪽부터 허경민, 김민성, 이범호. 이석우 기자

강습타구가 많이 나와 ‘핫코너’로 불리는 3루수. 이번 프로야구 오프시즌에도 3루수는 가장 ‘핫’한 포지션이다. 3루수 자리를 바라보는 팀들의 표정은 대략 세 갈래로 나뉜다.

자유계약선수(FA) 최정과 6년간 총 106억원에 계약한 SK, 올해 골든글러브 수상자 허경민이 건재한 두산은 3루수를 보면 든든하다. 여기에 한국 복귀 첫 해 25홈런·88타점으로 건재함을 알린 황재균을 둔 KT, 생애 첫 20홈런을 친 이원석을 보유한 삼성도 내년 시즌 3루수 고민과 거리가 멀다. 네 팀의 3루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나란히 1~4위였다. 모두 내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라 올해와 다름없는 기량을 선보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화와 넥센, NC는 주전 3루수의 거취를 놓고 이번 오프시즌 고심하고 있다. 한화의 송광민과 넥센의 김민성은 나란히 FA 자격을 얻었지만 일찌감치 계약을 끝낸 최정과 달리 아직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FA 취득을 앞두고 예년보다 부진했던 김민성과 시즌 도중 한용덕 감독과 갈등을 빚었던 송광민은 다른 준척급 FA들이 그랬던 것처럼 구단과 오랜 시간을 두고 협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석민은 FA는 아니지만 이번 오프시즌 트레이드 대상으로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역시 이름이 언급되기만 할뿐 이적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박석민이나 NC는 모두 마음 한 켠에 불안감을 남긴 채 겨울을 지나고 있다.

LG와 KIA, 롯데는 새로운 3루수를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가장 급해보이는 건 LG다. 외국인 3루수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떠나보냈고 양석환은 상무 입대를 지원해 3루수 자리가 빈다. 차명석 LG 신임 단장이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보강’을 천명한 만큼 외부에서 3루수를 데려오리란 예상이 많다. 박석민에 김민성 등을 영입 대상으로 올려놓았다. 다만 LG는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3루수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롯데도 꽤 오래도록 3루수 자리 때문에 고심했지만 일단 내년은 기존 자원들을 적극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올해 정규시즌 막바지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전병우와 내년 2년차가 되는 고졸 신인 한동희가 유력한 후보다. 외국인 야수 영입에 따라 신본기가 3루에 자리할 수도 있다.

KIA는 올해도 20홈런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장타력을 과시한 이범호가 3루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뒷받침할 젊은 3루수를 키워내야 한다.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는 이범호는 올해 예년보다 수비범위가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여 팬들의 불안감을 자아냈다. 올해 이따금씩 3루에 기용됐던 최원준·류승현에 상무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황대인 등이 오프시즌을 거쳐 새로운 3루 자원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