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은 입은 이흥련(왼쪽)과 백민기. 두산 베어스 제공

FA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은 입은 이흥련(왼쪽)과 백민기. 두산 베어스 제공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양의지를 결국 NC로 떠나보냈지만, 두산은 아쉬워만 하고 있을 수 없다. 곧 양의지를 보낸 보상을 어떤 형식으로 받을지 결정해야 한다.

이번 오프시즌에도 FA 선수를 떠나보낸 팀은 해당 선수의 전 시즌 연봉 300%, 혹은 전 시즌 연봉 200%와 ‘보호선수 20명 외의 보상선수’ 1명을 보상받게 된다. 두산이 원하는 형태의 보상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두산은 대체로 보상선수 지명을 택했다.

한 때는 보상선수가 예상 밖의 쏠쏠한 활약을 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두산은 그 대표적인 수혜자였다. 2009년 홍성흔을 롯데로 떠나보낼 때 보상선수로 데려왔던 이원석이 대표적이다. 전천후 내야수였던 이원석은 내야 어느 포지션, 어느 타순에 투입되든 꾸준히 활약했다.

이원석은 이후 FA 자격을 얻었고, 삼성으로 이적한 뒤 올해 가장 많은 경기(128경기)를 뛰며 20홈런을 기록하는 등 중심타자로 거듭났다. 가히 ‘보상선수 성공신화’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두산은 최근 2년간 보상선수 3명을 지명했음에도 그 선수들로 아직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이원석을 2016시즌 이후 삼성으로 보냈을 때 데려왔던 포수 이흥련은 지명 당시 경찰 복무를 앞두고 있던 터라 2년간의 공백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지난해 김현수(LG)의 보상선수였던 투수 유재유, 민병헌(롯데)의 보상선수였던 외야수 백민기는 올해 1군과 퓨처스(2군)를 오르내렸지만 인상적인 활약은 없었다. 백민기는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 4타수 2안타를 기록했지만 공격력을 인정받았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보상선수 활약이 떨어지는 건 두산만의 얘기는 아니다. 최근 2년간 보상선수로 지명받은 선수 중 그나마 많은 출장기회를 부여받은 선수는 삼성 내야수 강한울 정도다. 그나마 강한울도 올해 손주인이 합류하면서 출전기회가 대폭 줄어들었다. 20명의 보호선수 명단 밖에 있던 선수가 다른 팀으로 넘어가 맹활약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FA를 영입한 팀은 보호선수 명단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게 됐다. 이원석이나 임기영(KIA)같은 보상선수 ‘대박’ 사례를 찾기란 그만큼 어려워졌다.

최근 수년째 주요 선수들을 FA로 다른 팀에 보낸 두산은 올해도 조금이나마 더 나은 선수를 얻기위한 눈치싸움과 두뇌싸움에 나선다. NC는 올해를 창단 첫 최하위로 마치며 젊고 가능성있는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했다. 젊은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두산이 현장에서 눈여겨봐왔던 선수들을 어쩌면 지금부터 조금씩 추리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