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차전을 이틀, 미디어데이를 하루 앞둔 상황에도 두산의 한국시리즈 상대는 결정되지 않았다. SK와 넥센이 맞붙은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5차전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넥센이 4-9로 뒤지던 9회초 박병호의 동점 투런 포함 5점을 몰아내 9-9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0회초에는 김민성의 역전 적시타가 터져 넥센이 10-9까지 앞섰다. 그러나 SK가 10회말 김강민-한동민의 연타석 홈런으로 5시간에서 6분 모자랐던 대접전을 마무리했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이 경기를 “웃으면서 봤다”고 얘기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누가 올라오든 상대방이 혈전을 치러 조금이라도 더 힘을 빼는게 맞대결하기 유리한 상황이었다. SK는 정규시즌 2위에 시즌 상대전적도 8승8패로 맞섰던 팀인데, 단 하루의 휴식 뒤 치르는 한국시리즈는 SK에게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디어데이에 함께 참석했던 두산 선수들도 감독과 비슷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다고 했다. 이용찬은 “경기를 보면서, 계속 경기가 연장으로 넘어가길 바랐다”고 했다. 정수빈은 “특별히 한 팀을 응원하지 않았다. 경기가 연장으로 갈 수 있게 두 팀을 번갈아가며 응원했다”고 말했다.
두산은 그러면서 한국시리즈 준비를 착실히 해 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일본 팀과 4경기를 치렀다. 경기 감각을 잃지 않도록 했다”며 “투수 김강률이 부상으로 한국시리즈에 못 뛰게 됐지만 다른 선수들이 그 몫을 충분히 할 것이다. 선수들의 컨디션은 모두 최상”이라고 했다.
반면 SK 선수들은 5차전을 접전 끝에 승리하며 오를대로 오른 팀 분위기를 강조했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SK 김강민은 “어제 야구장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에 오전 2시에 도착했다. 긴 하루였지만 소득도 많았고 즐거운 일도 많았다”며 “앞으로 이런 경기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광현도 “5차전 6회 점수를 내주며 자책도 많이했는데, 경기에서 이겨서 실점했을 때 아쉬움이 모두 ‘과거의 일’이 돼 버렸다”며 “팀 분위기가 상승세를 탔다. 한국시리즈에서 이런 경기를 또 해서 SK가 이기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단기전에서 좋은 흐름과 기세를 타는 팀이 예상 외의 연승가도를 탔던 전례를 SK 선수들은 스스로 재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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