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수를 축하·기원하는 잔치인 경수연을 그린 그림 원본이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화첩인 <신중엄경수도첩>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을 눈앞에 뒀다.
국가유산청은 <신중엄경수도첩>과 구례 화엄사 동종, ‘영산회상도’ 등 유물 7건을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신중엄경수도첩>은 고령 신씨 영성군파 문중에 전해져 오는 화첩으로, 1601년 80세를 맞은 신중엄의 아들 신식과 신설이 아버지의 장수를 축하하며 연 경수연을 기념해 만든 서화첩이다. 화첩 맨 앞에는 문정 허목의 전서체 글씨 ‘경수미정(慶壽眉鼎)’·‘경수도첩(慶壽圖帖)’이 쓰였고, 석봉 한호의 해서체 글씨 ‘구령학산(龜齡鶴算)’도 쓰였다. 조선 중기 서예사와 회화사, 문학사의 양상을 살필 수 있고, 경수연도 원본도 실려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

전남 구례 화엄사 동종은 몸체에 새겨진 기록을 통해 주종장 윤종백 등이 1711년(숙종 37년)에 제작한 점이 명확히 나타나 있다. 조선 후기 동종 중 대형 작품임에도 주조 상태가 양호하고 조형적 균형미가 뛰어나다.
영산회상도는 하단의 기록을 통해 1560년(명종 15년)에 왕실의 장수와 자손 번창을 위해 문정왕후가 발원해 그렸다는 점이 확인된다. 16세기 불화 양식을 잘 담았고, 조선 전기의 군도형 회상도 중 가장 완성도가 높고 표현이 섬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영축사명 영산회상도’는 1742년(영조 18년)에 혜식이 영축사에 봉안했다는 기록이 명확하게 남아 있다. 기록에는 화승 집단을 ‘비수회(毘首會)’라고 칭했다는 점도 남아있는데, 조선 후기 화승 집단의 장인적 정체성과 조직적 활동을 보여주는 희귀한 사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고려 수월관음보살도’는 선재동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보타락가산에 거주하는 관음보살을 친견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현재 전해지는 고려 수월관음보살도는 총 6점뿐이라 희소성이 높다.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 제10권하는 대승불교의 기본적 계율서로 보살이 명심해야 하는 10가지 무서운 죄와 48가지 가벼운 죄 등을 설명하고 있다. 고려와 원나라 간 문화 교류 양상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다.
천태종의 근본 경전인 <묘법연화경> 권3은 인도 승려 구마라집이 한역한 것을 송나라 승려 계환이 주해한 전7권 중 권3의 1책이다. 1450년(세종 32년) 세종의 명령으로 조선에서 생산된 왜저지에 초주갑인자로 찍어 만든 금속활자본으로 15세기 왕실의 간행본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지정 예고된 유물은 예고 기간 30일 중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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