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이 상설전 입장료 유료화의 사전 작업인 ‘고객관리 통합시스템’을 이르면 내년 상반기 도입해 사전 예약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관람료는 유료이지만 상설전은 무료로 볼 수 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8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간담회에서 “예약제와 현장 발권 시스템을 갖춰 나이별, 내·외국인 여부 등 관람객 통계를 구분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물관은 올해 연 관람객 수가 500만명을 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주차장 등 내부 시설 개선 및 유물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모두 유 관장에게 국립중앙박물관 입장료 유료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유 관장도 “유료화하는 게 맞다”며 “유료화의 필요성과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유 관장은 유료화를 검토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는 차원에서 통합시스템을 박물관 성수기인 내년 여름 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무료 관람을 유지하는 대신 온라인 사전 예약과 현장 무료 티켓 발권을 통해 관람객의 정보를 일부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현장 무료 티켓은 온라인 이용이 어려운 노년층을 위해 간단한 정보를 받고 배부할 예정이다. 유 관장은 “현재 관람객 통계는 수동으로 파악하고 있어 정확하게 나이나 국적 등을 구별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얻은 바탕으로 내년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의 공청회를 거쳐 관람료 수준이나 할인·면제 범위, 유료화 시기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유 관장은 “유료화 문제는 국·공·사립박물관에 주는 파급력이 엄청나다”며 “공청회가 심도 있게 진행되면, 저희도 유료화에 대한 다양하고 현명한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유 관장은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다음달 8일 개최 예정이던 이건희 컬렉션 전시 ‘한국의 보물 : 수집하고, 아끼고, 공유하다’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으로 정상 개최가 불투명하다는 우려에 대해 “셧다운이 종료되길 희망한다”며 “그쪽(스미스소니언 재단)은 ‘셧다운이 끝나면 이틀 후 개막하겠다’고 해 대기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워싱턴을 시작으로 시카고, 런던을 순회해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등이 소장한 이건희 컬렉션 중심의 유물 200점을 선보이는 전시다. 유 관장은 “셧다운이 되면 (박물관)건물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번 주 안에 미국에 문제가 해결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보존과학센터도 개관했다. 박물관 내 부지에 연면적 9196㎡ 건물을 신축해 유물을 3차원으로 분석하는 3D 형상분석실, 컴퓨터 단층 촬영(CT) 장비 등을 갖춘 비파괴 조사실 등을 갖췄다. 이애령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소장품 44만점을 지난해까지 전수조사한 결과, 약 18%인 8만여점에는 보존처리를 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만여점 정도는 당장 고치면 전시가 가능하다”며 “보존시설의 면적은 센터 건립으로 늘었지만 아직 충분한 인원이 확보되지 않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보존처리 인력을 28명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지만, 내년 기준 확보한 보존처리 인력은 1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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