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한화 2군 감독. 연합뉴스

 

‘박사 출신’ ‘학구파’로 유명한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46)이 한화 퓨처스(2군) 감독으로 합류하게 됐다. 해설위원으로서도 분석에 능한 모습을 보였던 최 감독의 합류가 한화가 원하는 선수 육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는 19일 최원호 2군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한화 2군은 최계훈 감독이 지휘했으나, 시즌 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1군 타격·배터리코치 등 빈 자리를 채우고 2군 코칭스태프 조각을 맞추던 한화는 일단 빈 감독 자리를 먼저 채웠다.

최원호 신임 감독은 프로야구 투수로 활약한 뒤 박사학위를 딴 독특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 감독은 인천고와 단국대를 졸업한 뒤 고향팀 현대에 19996년 입단했고 2000년 LG로 팀을 옮겼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0승 시즌도 두차례(1998년, 2005년) 지냈고, 통산 67승(73패), 평균자책 4.64를 남긴 뒤 2009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쳤다.

2011~2012년 LG 2군에서 코치를 지낸 뒤 단국대 대학원에서 체육학 석사, 운동역학 박사를 취득했다. 서울대와 단국대 외래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프로선수로서도 적잖은 시즌을 보낸 뒤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은 마해영 성남 블루팬더스 감독 등 흔치 않은 경우다.

해설위원을 지내면서도 투수들을 분석하는 데 강점을 보였던 최 감독은 ‘최원호 피칭연구소’를 열어 투수들을 가르치고 재활을 돕기도 했다. 최근에 끝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도 야구 대표팀 불펜코치로 동행했고, 대표팀 선수 선발에도 관여했다.

한화는 “최 감독의 다양한 경력이 우수선수 육성이라는 구단 기조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이글스의 미래 자원 발굴 시스템이 한층 더 체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년간 젊은 선수 육성을 구단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던 한화에 최 감독이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민철 단장 취임 이후 한화는 기존 전력 유지를 통한 팀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미래 자원 육성을 강조했다. 2군 및 육성군 선수들이 훈련하는 서산 전용구장에 투구추적장비인 랩소도, 스윙분석기인 블라스트 등을 배치했다.

정 단장은 코칭스태프들이 최신 기계를 다루고 분석할 수 있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 감독을 영입한 것도 같은 기조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올해 많은 선수들을 1군에 불러올렸다 내리면서도 즉시 전력감을 수확하지 못한 한화가 새 기조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