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은원은 팀의 서산 마무리훈련에서 대표팀 선발에 대한 꿈을 잃지 않은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윤승민 기자

 

2019 ‘프리미어 12’가 한창이던 11월, 한화 정은원(19)은 서산에서 진행중인 팀 마무리 훈련에 몰두하고 있었다. 올해 전반기만 해도 정은원은 대표팀에 발탁될 후보로도 거론됐다. 고졸 2년차 선수가 팀의 1번 자리를 꿰차며 6월까지만 해도 3할대의 고감도 타격감을 뽐냈다. 한화의 팀 성적이 곤두박질 칠 때도 정은원은 팀에서 가장 믿을만한 야수였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정은원은 결국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타율 0.262, 8홈런 57타점의 성적으로는 대표팀의 문턱을 넘을 수 없었다. 7월들어 완연해진 하락세 속이 전반기를 타율 0.279로 마쳤던 정은원은, 후반기 48경기에서 타율 0.22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프리미어 12’ 준우승에 그쳤으나, 정은원의 데뷔 동기 강백호(20·KT)를 비롯해 이정후(21). 이승호(20·이상 키움), 고우석(21·LG) 등 또래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해 국제 대회 경험을 쌓았고 향후 가능성도 선보였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정은원은 늘 그렇듯 덤덤했다. 최근 서산 훈련 현장에서 만난 정은원은 “제가 아직 대표로 뽑힌 선수들보다 부족하고 대표팀에 뽑힐 실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은원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과 자주 마주치게되고, 그러면서 가끔 연락을 주고 받는다”면서도 “프리미어 12 대회 기간에는 딱히 연락을 주고 받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만큼 스스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몰두했기 때문이다. 정은원은 올해 142경기를 소화했다. 내야진의 공백이 컸던 한화에서 정은원은 시즌 거의 전경기를 뛰었다. 신인 때 98경기를 뛰긴 했지만, 정은원이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한 시즌을 치르기엔 경험도, 체력도 부족했다. 정은원은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 마무리 훈련 때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특히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한 시즌 치르며 지친 몸은 쉬면서 추스리고 있다”며 “올 한해 잘 될 때는 기뻤지만 잘 안될 때는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지나고보니 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 선발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정은원은 태극마크에 대한 꿈을 이어가고 있다. 정은원은 또래 주전급 선수들 대부분과 달리 고등학생 때도 대표팀에 선발된 적은 없었다. 정은원은 “제가 원한다고 대표팀이 될 수 있는 것도, 당장 제가 다음해 좋은 활약을 보이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표팀에 뽑히는 건 야구를 하면서 항상 꿈꿔왔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정은원은 “당장 제가 대표팀에 뽑힐 실력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발전해나가다보면 몇 년 뒤에는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며 “천천히 성장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당장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큰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정은원의 모습은 다음 시즌 그의 활약을 기대케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