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 키움 감독(46)은 여느 감독보다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프로야구 감독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다. 손 감독 선임 과정, 정확히는 장정석 전 감독(46)의 재계약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이 불거졌다.
키움 구단은 손 감독 선임 사실을 알릴 때 장 전 감독의 재계약 불발 사유에 대해 명확히 알리지 않다가, 이틀 뒤 “장 감독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과 연루됐다는 이유로 재계약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냈다. 이후 장 감독이 직접 입장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장 감독이 이 전 대표를 접견한 것은 사실이나, 이를 두고 ‘옥중경영’과 연결시키는 게 맞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 와중에 손 감독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전임 장 감독을 언급했다. 손 감독은 취임사에서 “지난 3년간 선수단을 훌륭하게 이끈 장정석 감독님의 헌신과 노력. 희생이 있었기에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통해 장정석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또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취임 후 장 감독과 따로 연락했느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취임 후 조금 지나서 통화를 했다”며 “장 감독님이 축하한다고 말씀해주셨다. 나중에 시간되면 같이 밥먹으면서 이야기 좀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3년 동안의 계약기간 중 첫 해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진출시키지 못했지만, 2·3년차 때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2018년에는 당시 손 감독이 몸담고 있던 SK에 플레이오프에서 패해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도 5차전까지 끌고가는 명승부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2019년에는 한국시리즈 진출에도 성공했다. 키움이 막판까지 선두 등극의 가능성을 남겨둔만큼 좋은 전력을 보유한 영향도 있었겠지만, 우승이 유력했던 SK에 포스트시즌 3전 전승으로 설욕한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손 감독은 이런 장 감독의 뒤를 이어 키움의 지휘봉을 잡았다. 일단 전임 감독에게 공을 돌리는 모양새를 취하며 첫 발을 뗐다. 손 감독이 자신의 힘으로 장 감독을 밀어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장 감독이 이뤄낸 성과, 그에 대한 비교와도 싸우면서 첫 시즌을 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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