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 제5대 손혁 감독 취임식이 열렸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키움 주장 김상수, 하송 대표이사, 손혁 감독, 김치현 단장. 고척 연합뉴스

 

손혁 키움 감독(46)은 지난 17일 끝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자신의 감독 취임 첫 해를 함께할 주축 선수들이 한국 야구 대표팀에 선발돼 있기에 당연했다.

키움은 두산(7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5명의 선수를 대표팀에 보냈다. 다만 희비는 엇갈렸다. 김하성과 이정후는 대회기간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베스트 11’에 포함된 반면, 박병호는 타율 0.179, 2타점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다. 조상우는 이영하(5경기) 다음으로 많은 4경기에 출전해 5.2이닝, 평균자책 1.59를 기록했으나 이승호는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 선발로 나서 2이닝 6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손 감독은 18일 취임식에서 대표팀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을 향해 위로와 격려의 말을 남겼다. 손 감독은 박병호에 대해 “일단 돌아오면 좀 쉬라고 말하고 싶다”며 “안좋을 때의 상황을 계속 생각하다보면 그 상황에 갇히게 된다. 연습은 둘째치고 최대한 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병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손 감독은 “박병호는 계속 나라를 대표해서 뛸 선수다. 충분히 만회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프리미어 12에서는 중심타자의 중책을 맡으면서도 부진했지만, 2020 도쿄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맹활약해 부진을 씻어낼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승호에 대해서도 “다음 시즌 가장 기대되는 투수”라고 언급했다. 손 감독은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뽑혀서 국제대회에서 도망가지 않고 투구하는 걸 긍정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자신의 경험담도 함께 전했다. 그는 “저도 어릴 때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서 본적이 있다. 돌이켜보면 그 때 야구가 가장 많이 늘었다”며 “승패와 상관없이 큰 무대를 경험했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록 대표팀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승호는 올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서 5.1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더욱 밝혔다.

손 감독은 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선수들 중에 내야수 김웅빈을 주목할만한 타자로 꼽았다. 김웅빈은 올해 상무에서 전역한 뒤 정규시즌 막판 몇 경기를 뛰다 바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합류했다. 손 감독은 “전역 후 적응기간 없이 큰 경기에서 좋은 활약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선수들을 파악하긴 해야하지만, 마무리 훈련 때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며 “선수들을 잘 조합하면 좋은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고척|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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